건강칼럼
허지영 대표원장이 직접 쓴 글입니다. 증상 하나를 두고 몸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적었습니다.
증상으로 찾기
밤에 다리가 아프다는 아이
저녁이면 다리가 아프다고 하다가 아침에는 뛰어다닙니다. 흔히 성장통이라 부르지만, 키가 자라는 일 자체가 아프게 한다는 근거는 생각보다 약합니다. 같은 자극에도 더 아프게 느끼는 아이가 있고, 그 정도는 하루의 형편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다가 이불에 오줌을 싸는 아이
야뇨는 버릇이 아닙니다. 밤에 소변을 줄여 주는 호르몬, 방광이 밤에 담아 두는 양, 방광이 찼다는 신호에 잠에서 깨는 힘 — 이 셋 가운데 어느 것이 아직 덜 여물었는지에 따라 모습이 다릅니다.
단 것을 자주 먹는 아이가 머리가 아프다고 합니다
단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 일이 진료실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을 혈당이 얼마인지보다 얼마나 급하게 오르내리는지의 문제로 봅니다.
아이의 몸은 어른의 축소판이 아닙니다
아이의 심장이 몇 번 뛰는 것이 정상인지, 그 기준표조차 오랫동안 어른이 짐작으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재어 보니 달랐습니다. 아이를 볼 때 저는 크기를 줄인 어른이 아니라 다른 조건에 놓인 몸으로 봅니다.
안고 있으면 자다가 눕히면 깹니다
부모님들이 아이 등에 센서가 달렸다고 농담하십니다. 그런데 아기의 가슴은 어른과 달라서, 등을 대고 누우면 숨 쉬는 일이 실제로 더 힘들어집니다. 깨는 순간과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것은 서로 다른 이유로 보입니다.
기운이 없다면서 왜 이렇게 예민할까요
아이가 지쳐 있는데 사소한 일에 크게 반응합니다. 힘이 빠지면 조용해질 것 같은데 반대로 시끄러워집니다. 여력이 줄면 반응이 커지는 이 자리는 한의학이 오래 이름을 붙여 온 대목이고, 현대 약리에도 같은 이름이 있습니다.
생리통이 심해 학교를 못 갈 정도라면
생리통은 자궁 안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 자궁을 세게 조이면서 생깁니다. 조여서 혈류가 줄고, 줄어든 자리가 아파집니다. 진통제가 잘 듣는 이유도 여기에 있고, 제가 손대는 자리도 같은 대목입니다.
학교에 가면 배가 아프고 숨이 답답한 아이
집에서는 멀쩡한데 학교에만 가면 배가 아프고 숨이 답답하다고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몸이 상황을 미리 읽고 준비 태세로 들어간 것이고, 그 태세는 한 군데만 건드리지 않습니다. 배와 숨이 같이 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어린이집 다니고부터 감기를 달고 삽니다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아이가 감기를 자주 앓고 밥도 잘 안 먹습니다. 이 둘은 따로 있는 일이 아닙니다. 앓는 동안 입맛이 떨어지는 것은 몸이 하는 일이고, 그래서 회복의 순서도 정해져 있습니다.
아이 코피가 자주 납니다
아이 코피는 대개 같은 자리에서 납니다. 코중격 앞쪽에 혈관이 얕게 모여 있는 곳입니다. 자주 난다면 그 자리의 점막이 어떤 상태인지를 봐야 하고, 멎게 하는 요령도 자리에 달려 있습니다.
아무리 깨워도 아침에 못 일어납니다
초등 고학년을 지나면서 아이가 아침에 못 일어납니다. 게을러진 것으로 보이기 쉽지만, 이 나이에는 몸의 시계가 실제로 뒤로 밀립니다. 충분히 재워도 그대로라는 것이 실험실에서 확인되어 있습니다.
긴장을 숫자로 볼 수 있을까 — 심박변이도 이야기
손목의 기기가 알려주는 숫자의 정체를 말씀드립니다. 심장의 흔들림에 자율신경의 흔적이 남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숫자가 그분을 설명해 주지는 않습니다. 연관과 인과를 구분해서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