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자율신경 클리닉

안고 있으면 자다가 눕히면 깹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부모님들이 아이 등에 센서가 달렸다고 농담하십니다. 그런데 아기의 가슴은 어른과 달라서, 등을 대고 누우면 숨 쉬는 일이 실제로 더 힘들어집니다. 깨는 순간과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것은 서로 다른 이유로 보입니다.

"애 등에 센서가 달렸나 봐요."

품에서는 새근새근 자다가, 눕히는 순간 눈을 뜹니다. 이 말씀을 안 하시는 부모님이 드뭅니다. 저는 이 현상에 몸 쪽의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아기의 가슴은 어른의 축소판이 아닙니다

어른은 갈비뼈로 둘러싸인 가슴이 제법 단단합니다. 숨을 들이쉴 때 그 단단함이 버텨 주기 때문에 횡격막이 내려가면 공기가 들어옵니다.

돌 전 아기는 가슴벽이 폐보다 세 배쯤 물렁합니다. 두 살쯤 되어야 어른처럼 균형이 잡힙니다. 갈비뼈도 어른처럼 비스듬히 내려와 있지 않고 수평에 가깝게 놓여 있어서, 들어올려 부피를 넓히는 일이 잘 안 됩니다.

그래서 아기는 횡격막에 많이 기댑니다. 그런데 그 횡격막에 지치지 않는 근섬유는 어른의 10분의 1 정도입니다. 버틸 재간이 적은 채로 더 많이 일하는 것입니다.

등을 대고 누우면 숨쉬기가 더 듭니다

건강한 만삭 신생아 20명을 재어 본 연구가 있습니다. 등을 대고 눕힌 자세와 엎드린 자세를 견주었더니, 한 번에 들이쉬는 양과 분당 환기량이 등을 대고 누웠을 때 더 적었습니다.

이 연구에는 힘들여 숨쉬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있는데, 등을 대고 누우면 그 값이 2.0, 엎드리면 1.3이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측정이 아이가 깨어 움직이는 상태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부모님이 아이를 내려놓는 바로 그 순간의 상태입니다.

다만 이 차이가 모든 아기에게서 뚜렷하지는 않습니다.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도 여럿 있습니다. 자세가 크게 영향을 주는 쪽은 숨쉴 여력이 이미 적은 아기들입니다.

그런데 깨는 순간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눕히면 깨는 것을 설명하는 오래된 답이 따로 있습니다. 모로 반사입니다. 아기를 안고 있다가 머리가 뒤로 젖혀지면 팔을 벌렸다 끌어안는 그 반응입니다.

이 반사는 진찰실에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아기를 등을 대고 눕힌 자세로 잡고 머리를 천천히 아래로 떨어뜨리는 것 — 눕히는 동작 자체가 표준 자극입니다.

숨쉬는 일이 힘들어지는 것은 몇 분에 걸쳐 쌓입니다. 반사는 순식간입니다. 그러니 내려놓자마자 눈을 뜨는 것은 반사 쪽이 더 잘 설명합니다.

저는 두 층으로 나누어 봅니다

깨는 것과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모로 반사는 몇 초면 끝납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겪으시는 실제 어려움은 "눕히면 깬다"가 아니라 "눕혀 놓으면 계속 못 잔다"입니다.

깨우는 것은 반사이고, 계속 못 자게 하는 것은 숨쉬는 일의 부담이라고 봅니다.

특히 아기는 얕은 잠이 전체 수면의 3분의 2까지 차지하는데, 이때 갈비뼈 사이 근육의 힘이 빠집니다. 깨어 있을 때는 그 근육이 물렁한 가슴벽을 붙들어 주지만, 그 잠에 들어가면 붙드는 힘이 약해집니다. 누워 있는 자세가 각성의 원인이라기보다, 깰 문턱을 낮추는 조건에 가깝습니다.

안는 것이 왜 통하는가

안겨 있는 자세는 대개 엎드리거나 옆으로 누운 쪽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해집니다. 닿아 있는 몸이 아기의 가슴벽을 바깥에서 받쳐 줍니다.

아기의 가슴벽은 물렁해서 바깥에서 주는 압력에 영향을 받습니다. 단단하게 감싸는 속싸개가 도움이 되는 것도 같은 이치로 보입니다.

안는 일은 사람이 만들어 내는 가슴벽 지지대에 가깝습니다. 부모님이 경험으로 찾아내신 방법에 몸 쪽의 근거가 있습니다.

다만 재우실 때는 등을 대고 눕히십시오. 숨쉬기에 유리한 자세와 재우기에 안전한 자세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엎드려 재우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대신 깨어 있을 때 엎드려 노는 시간을 주시고, 속싸개를 쓰시면 됩니다.

무엇을 묻는가

아이가 유난히 눕기를 힘들어하는 것은 버릇이나 예민함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숨쉬는 일이 실제로 힘든 조건이 겹쳐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코가 막혀 있는지, 자면서 소리가 나는지, 먹는 동안 숨차 하는지를 묻습니다.

같은 "안 눕는다"는 말이 아이마다 같은 일을 가리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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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