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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최종 수정

아무리 깨워도 아침에 못 일어납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초등 고학년을 지나면서 아이가 아침에 못 일어납니다. 게을러진 것으로 보이기 쉽지만, 이 나이에는 몸의 시계가 실제로 뒤로 밀립니다. 충분히 재워도 그대로라는 것이 실험실에서 확인되어 있습니다.

"열 번을 깨워야 겨우 일어납니다. 어릴 땐 안 그랬는데요."

초등 고학년을 지나면서 부모님이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 아침에 못 일어나고, 일어나서도 한참 멍하고, 아침밥은 입에 대지도 않습니다. 그러면서 밤에는 말똥말똥합니다.

부모님 눈에는 게을러진 것으로 보이고, 아이는 억울해합니다. 둘 다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이 나이에는 실제로 몸에서 벌어지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사춘기가 되면 몸의 시계가 뒤로 밀립니다

우리 몸에는 잠들고 깨는 때를 정하는 시계가 있습니다. 그 시계는 저녁이 되면 멜라토닌이라는 물질을 내보내며 "이제 잘 때"라는 신호를 줍니다.

사춘기를 지나면 이 신호가 나오는 시각 자체가 늦어집니다. 아이가 늦게 자기로 마음먹어서가 아니라, 졸음이 오는 시각이 뒤로 밀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밤에는 눈이 말똥말똥하고, 아침에는 몸이 아직 밤인 상태에서 깨워지는 셈이 됩니다.

이게 선택이 아니라는 것은 확인되어 있습니다

여기가 부모님이 놀라시는 대목입니다.

연구자들은 청소년을 몇 주 동안 규칙적인 일정으로 충분히 재우면서 몸의 리듬을 쟀습니다. 휴대전화도 밤 늦은 약속도 없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시계는 여전히 뒤로 밀려 있었습니다.

즉 밤에 늦게 자는 습관 때문에 밀린 것이 아니라, 밀려 있는 시계 때문에 늦게 자게 되는 쪽입니다. 이 시기 청소년과 젊은 성인에게 이런 형태가 흔하다는 것도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의지로 아침형을 만들려는 시도는 대개 실패합니다. 이건 아이의 성실함과 다른 층의 문제입니다.

주말에 몰아 자면 더 어긋납니다

평일에 못 잔 것을 주말에 채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토요일에 낮까지 자면 몸의 시계는 그 늦은 시각을 새 기준으로 삼습니다. 일요일 밤에 잠이 더 안 오고, 월요일 아침이 가장 힘들어집니다.

부모님이 "주말에 푹 재웠는데 월요일이 제일 심하다"고 하시는 것이 이 자리입니다.

진료실에서 제가 보는 것

이 이야기는 잠 하나로 좁히면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아침에 입맛이 없고, 낮에 처지고, 저녁이 되어야 살아나고, 배가 자주 아픈 것 — 이것들이 대개 한 덩어리로 같이 옵니다. 소화의 리듬과 잠의 리듬은 같은 시계를 나눠 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잠만 따로 떼어 손대지 않고, 아침에 몸이 켜지는 순서 전체를 봅니다.

밤에 잠들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자다가 깨는지, 아침에 일어난 뒤 얼마 만에 배가 고파지는지를 묻습니다. 어디가 처져 있는지가 아이마다 달라서, 같은 이야기를 들고 와도 다르게 갑니다.

집에서 해 보실 만한 것

아침에 빛을 보게 하는 것부터 해 보십시오. 일어나면 커튼을 열고, 가능하면 잠깐이라도 밖의 빛을 보게 하십시오. 빛은 시계를 앞으로 당기는 가장 강한 신호입니다.

주말 기상 시각을 평일과 두 시간 이상 벌리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더 자게 두시더라도 두 시간 안쪽이면 월요일이 덜 힘듭니다.

밤에는 반대로 자기 한 시간 전부터 밝은 화면을 줄이는 쪽이 낫습니다. 빛이 시계를 당기기도 하고 미루기도 하는데, 밤의 빛은 미루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진료가 필요한 경우

낮에 견디기 어려울 만큼 졸려서 수업 중에 자꾸 잠들거나, 코를 심하게 골고 자다가 숨이 멎는 듯 보이거나, 아침 두통이 계속되거나, 자는 시간이 충분한데도 낮이 계속 무겁다면 — 잠 자체를 따로 살펴봐야 합니다.

그 밖에는, 아이가 게을러진 것이 아니라는 것부터 서로 아는 편이 낫습니다. 그 오해가 풀리면 집에서 아침이 훨씬 덜 시끄러워집니다.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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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