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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다가 이불에 오줌을 싸는 아이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야뇨는 버릇이 아닙니다. 밤에 소변을 줄여 주는 호르몬, 방광이 밤에 담아 두는 양, 방광이 찼다는 신호에 잠에서 깨는 힘 — 이 셋 가운데 어느 것이 아직 덜 여물었는지에 따라 모습이 다릅니다.

"낮에는 멀쩡한데 밤에만 그럽니다. 혼도 내 보고 물도 줄여 봤는데 그대로예요."

이 말씀을 하실 때 어머니 표정이 대개 무겁습니다. 아이 표정은 더 무겁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찰보다 이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이건 버릇도 게으름도 아닙니다.

밤에 오줌을 참는 데는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저는 낮에 멀쩡한 아이가 왜 밤에만 그러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자는 동안 오줌을 참으려면 세 가지가 함께 맞아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첫째, 밤에는 오줌을 덜 만들어야 합니다. 몸에는 밤이 되면 신장에서 물을 덜 버리게 하는 호르몬이 있습니다. 이 호르몬이 밤에 올라가야 자는 동안 만들어지는 소변량이 줄어듭니다.

둘째, 방광이 그 양을 담아 둘 수 있어야 합니다. 밤에 방광이 담아 두는 용량은 낮과 다릅니다. 이 용량이 아직 작으면 만들어진 양이 적어도 넘칩니다.

셋째, 찼다는 신호에 잠이 깨야 합니다. 방광이 차면 신호가 올라갑니다. 그 신호가 잠을 깨울 만큼 세게 전달되어야 아이가 일어나 화장실에 갑니다.

셋 중 어느 하나만 아직 덜 여물어도 이불이 젖습니다. 그리고 이 셋은 자라면서 시기가 조금씩 다르게 완성됩니다.

그래서 혼내는 것이 안 듣습니다

세 가지 모두 아이가 마음먹어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호르몬이 밤에 얼마나 오르는지, 방광이 얼마나 담는지, 신호가 잠을 깨울 만큼 센지 — 무엇 하나 의지로 조절할 수 없습니다.

깨우지 못하는 대목은 특히 오해받기 쉽습니다. 이 아이들은 잠에서 잘 못 깨어나는 쪽이라, 부모 눈에는 유난히 깊이 자는 아이로 보입니다. 그래서 "깨워도 안 일어난다"는 말이 나오고, 게으르다는 말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는 그 신호가 잠을 깨울 만큼 세지 않은 것입니다.

혼이 나면 아이는 잠자리에 드는 일 자체를 걱정하게 됩니다. 걱정이 늘면 잠이 얕아지고, 잠이 얕아지면 밤의 리듬이 더 흐트러집니다. 나무라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방향이 반대입니다.

저는 이 셋 중 어디인지를 봅니다

어느 쪽이 걸려 있는지에 따라 볼 곳이 달라지기 때문에, 저는 몇 가지를 나누어 묻습니다.

밤에 젖는 양이 많은지 조금인지, 새벽 몇 시쯤인지, 하룻밤에 몇 번인지, 낮에도 자주 마려워하는지, 참다가 급하게 뛰어가는지, 저녁에 물을 얼마나 마시는지, 잠은 깊은지 얕은지, 코를 고는지를 함께 봅니다.

낮에도 자주 마렵거나 급한 아이는 방광 쪽 이야기가 큽니다. 밤에만 그러고 양이 많은 아이는 밤의 리듬 쪽 이야기가 큽니다. 잠이 유난히 깊고 코를 곤다면 자는 동안의 호흡도 함께 봅니다.

이 의학이 아이를 따로 보아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몸은 어른의 축소판이 아니라서, 한 가지가 흔들리면 여러 곳이 같이 흔들립니다. 밤의 리듬이 아직 자리를 못 잡은 아이는 잠도 밥도 함께 흔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몸은 어른의 축소판이 아닙니다)

집에서 하실 수 있는 것

몇 가지는 집에서 도움이 됩니다.

저녁에는 물을 조금 줄이되 낮에는 충분히 마시게 하십시오. 낮에 참았다가 저녁에 몰아 마시는 쪽이 더 나쁩니다. 자기 전에 화장실을 한 번 다녀오게 하고, 잠자리는 걱정 없는 자리로 두십시오.

젖은 날을 나무라지 않고, 마른 날을 반겨 주십시오.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이럴 때는 진료가 먼저입니다

몇 달 이상 마른 밤이 이어지다가 다시 시작했거나, 낮에도 옷을 적시거나, 소변을 볼 때 아파하거나, 물을 유난히 많이 켜면서 소변도 많거나, 변비가 심하게 겹쳐 있다면 — 이때는 확인이 먼저입니다. 다른 이야기가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혼도 내 보고 물도 줄여 봤다는 말씀으로 시작했습니다.

제가 드리는 답은 이렇습니다. 아직 여물지 않은 것이 있을 뿐입니다. 밤에 오줌을 줄이는 일, 담아 두는 일, 신호에 깨는 일 — 이 셋은 저마다 다른 속도로 완성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문제를 아이의 잘못으로 두지 않습니다. 셋 중 어디가 아직인지를 보고, 그쪽 형편을 손보는 편이 아이에게도 어머니에게도 낫습니다.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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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