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자율신경 클리닉

단 것을 자주 먹는 아이가 머리가 아프다고 합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단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 일이 진료실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을 혈당이 얼마인지보다 얼마나 급하게 오르내리는지의 문제로 봅니다.

"단 걸 좋아하는데, 머리가 자주 아프다고 해요."

아이를 데리고 오신 부모님께 드물지 않게 듣는 말씀입니다. 저는 이럴 때 무엇을 먹었는지보다 언제 아프다고 하는지를 먼저 묻습니다.

빠르게 오르면 빠르게 내려갑니다

몸은 혈당이 얼마인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오르는지를 함께 봅니다. 급하게 오르면 급하게 대응합니다. (몸은 정확하게 맞추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멈추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출발점보다 더 내려가는 일이 생깁니다.

고혈당지수 식사를 한 청소년들을 관찰한 연구에서, 인슐린이 오른 뒤 혈당이 처음보다 더 낮아지고 아드레날린이 함께 올라가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몸이 낮아진 혈당을 되돌리려고 나선 것입니다.

몸이 그렇게 급하게 대응하는 이유

혈당이 내려가는 것에 몸이 유난히 예민한 데는 까닭이 있습니다.

뇌는 포도당을 거의 유일한 연료로 씁니다. 그런데 뇌에는 그것을 쌓아 둘 곳이 없습니다. 근육이나 간처럼 저장고를 두지 못하고 핏속에서 계속 받아 써야 합니다.

그래서 몸은 혈당이 내려가는 쪽을 위쪽보다 훨씬 급하게 다룹니다. 조금 높은 것은 시간을 두고 처리하지만, 내려가는 것에는 여러 신호를 한꺼번에 냅니다. 아드레날린이 먼저 나서는 것이 그래서입니다.

그때 아이는 이런 모습입니다

혈당을 되돌리는 신호가 나오면 몸이 조용하지 않습니다. 가슴이 뛰거나, 손이 떨리거나, 식은땀이 나거나, 짜증이 늘거나, 집중이 안 됩니다.

아이는 이걸 말로 못 합니다. 그래서 "머리 아파", "기운 없어", "짜증나"로 나옵니다. 부모님 눈에는 먹고 나서 얼마 뒤에 아이가 이상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저혈당 두통」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여기는 조심해서 말씀드려야 합니다.

저혈당의 증상 목록에 두통이 들어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굶어서 생기는 두통이 곧 저혈당 때문이라는 것은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국제적인 두통 분류에서도 그 인과를 단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혈당 하나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봅니다 — 오르내림의 폭이 큰 아이가 여러 증상을 함께 겪습니다. 두통은 그중 하나로 나타나는 것이고, 잠이나 기분이나 배 쪽으로 나오는 아이도 있습니다.

아이에게서 더 뚜렷합니다

같은 일이 어른에게도 일어나지만 아이에게서 더 크게 나타납니다.

아이는 저장해 둘 수 있는 양이 적고 쓰는 양은 많습니다. 몸집에 견주어 뇌가 크고, 그 뇌가 어른보다 많은 포도당을 씁니다. 그런데 간에 쌓아 둔 몫은 적습니다. 굶었을 때 버티는 시간이 짧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아이의 몸은 어른의 축소판이 아닙니다)

여력이 적으면 같은 흔들림에도 크게 움직입니다. 어른이라면 그냥 지나갔을 폭이 아이에게는 증상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무엇을 묻는가

  • 언제 그러는지 — 먹고 나서 한두 시간 뒤인지, 끼니를 거른 뒤인지
  • 무엇을 먹고 나서인지 — 음료나 과자처럼 빠르게 흡수되는 것인지
  • 같이 오는 것이 있는지 — 짜증, 손 떨림, 잠 문제

시각이 실마리입니다. 같은 두통이라도 언제 오느냐에 따라 볼 곳이 달라집니다.

손보는 자리는 총량이 아닙니다

단 것을 아예 끊게 하는 것이 답이라고 말씀드리지는 않습니다. 아이에게 그건 잘 지켜지지도 않습니다.

제가 보는 자리는 오르는 속도입니다. 같은 것을 먹어도 빈속에 먹느냐, 다른 것과 함께 먹느냐, 얼마나 빨리 먹느냐에 따라 곡선이 달라집니다. 폭이 완만해지면 그 뒤에 오는 반응도 작아집니다.

먹는 것을 줄이는 이야기가 아니라 먹는 순서와 속도의 이야기입니다.

진료가 먼저인 경우

두통이 점점 심해지거나, 아침에 깨자마자 심하거나, 토하면서 아프거나, 걸음이나 시야가 달라졌다면 —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진료와 검사가 먼저입니다.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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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