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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최종 수정

생리통이 심해 학교를 못 갈 정도라면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생리통은 자궁 안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 자궁을 세게 조이면서 생깁니다. 조여서 혈류가 줄고, 줄어든 자리가 아파집니다. 진통제가 잘 듣는 이유도 여기에 있고, 제가 손대는 자리도 같은 대목입니다.

"매달 하루 이틀은 학교를 못 갑니다. 진통제를 먹어도 그때뿐이라고 해요."

중·고등학생 따님을 데리고 오시는 부모님께 듣는 말씀입니다. 열이 나는 것도 아니고 검사에서 나오는 것도 없는데, 그 며칠은 아이가 아무것도 못 합니다.

먼저 이 통증이 어디서 오는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막연한 통증이 아니라 자리와 순서가 밝혀져 있는 통증입니다.

자궁이 스스로 만든 물질이 자궁을 조입니다

생리 때 자궁 안쪽 막이 떨어져 나가면서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이 나옵니다. 이 물질은 자궁 근육을 조이게 합니다. 떨어져 나간 것을 밀어내려면 조이는 일이 필요하니, 그 자체는 몸이 해야 하는 일입니다.

문제는 정도입니다. 이 물질이 많이 만들어지면 조이는 힘이 세지고 오래갑니다. 근육이 세게 조이면 그 안을 지나는 혈관도 함께 눌립니다. 혈류가 줄어든 자리는 산소가 모자란 상태가 되고, 그 상태에서 나오는 대사물이 통증을 느끼는 신경 끝을 예민하게 만듭니다.

조인다 → 혈류가 준다 → 그 자리가 아파진다. 생리통이 쥐어짜는 느낌으로 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근육에 쥐가 났을 때와 구조가 닮았습니다.

진통제가 잘 듣는 것이 이 설명의 증거입니다

흔히 쓰는 진통제는 그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 자체를 막습니다. 통증 신호만 가리는 것이 아니라 원인 물질의 생산을 줄이는 쪽입니다.

그래서 잘 듣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이 계열의 약으로 약 80%가 효과를 봅니다. 통증이 시작된 뒤보다 시작될 무렵에 맞춰 먹을 때 더 그렇습니다.

약을 참으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진통제와 다투지 않습니다. 아이가 그날 학교에 갈 수 있느냐가 먼저입니다. 다만 매달 그 약에만 기대야 하는 상태라면, 그 앞에서 볼 것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따뜻하게 하면 나아지는 것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배를 따뜻하게 하면 낫다는 것은 오래된 말인데, 왜 그런지가 위 설명과 그대로 이어집니다.

열은 배의 근육을 늘어뜨리고 골반 쪽 혈류를 늘립니다. 조여서 혈류가 줄어든 것이 통증의 축이라면, 그 반대쪽을 건드리는 것입니다. 몰려서 정체된 것과 혈관이 오그라든 것이 함께 풀립니다.

운동도 비슷한 자리에 있습니다. 아플 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여러 주에 걸쳐 꾸준히 한 경우 통증의 세기가 줄었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는 것

저는 통증을 가리는 쪽보다 혈류가 줄어드는 그 대목을 봅니다.

평소에 손발이 찬지, 아랫배가 늘 차고 눌렀을 때 불편한지, 생리 전에 몸이 붓는지, 통증이 시작되는 시점이 언제인지, 진통제를 먹으면 얼마나 가는지를 묻습니다. 같은 생리통이라도 조이는 쪽이 두드러지는 아이와 순환이 처지는 쪽이 두드러지는 아이는 다릅니다.

그리고 이 또래는 잠과 식사가 흔들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력이 깎인 몸은 같은 통증을 더 크게 느낍니다. 그래서 생리통만 따로 떼어 보지 않고 그 달 전체의 상태를 함께 봅니다.

산부인과 진료가 먼저인 경우

생리통이 초경 무렵이 아니라 한참 뒤에 새로 시작되었거나, 해마다 눈에 띄게 심해지거나, 생리 기간이 아닌 때도 아프거나, 진통제를 제대로 먹었는데도 거의 듣지 않거나, 생리량이 지나치게 많다면 — 산부인과 진료를 먼저 받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원인이 따로 있는 경우가 있고, 그건 그쪽에서 봐야 합니다.

일차성 생리통은 대개 초경 후 1~2년 안에 시작됩니다. 시작된 시점이 그 틀에서 벗어나 있으면 한 번 확인하고 가는 것이 낫습니다.

아이가 매달 며칠씩 주저앉는 것을 당연한 일로 넘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아픈 데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는 대개 손댈 수 있는 자리에 있습니다.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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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