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허지영 대표원장이 직접 쓴 글입니다. 증상 하나를 두고 몸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적었습니다.
증상으로 찾기
아침과 저녁의 몸무게가 다른 이유
하루 사이 오르내리는 몸무게는 대개 살이 아니라 물입니다. 체중계는 물의 총량을 정확히 재지만, 그 물이 몸 어디에 가 있는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목은 좁은데, 지나갈 것은 많습니다
목은 한 뼘 남짓한 좁은 자리인데 숨과 음식이 지나는 길, 혈관과 신경이 모두 그곳을 지납니다. 횡격막을 움직이는 신경도 목에서 나옵니다. 목이 뻐근한 날 숨까지 얕아지는 데는 이 좁음이 담겨 있습니다.
큰 불이 아니라 잔불입니다
염증에는 크게 타오르는 큰 불만 있는 게 아닙니다. 붉게 붓지도 아프지도 않으면서 몇 년 낮게 타는 잔불(저등급 만성염증)은 수치가 애매해 검사에 잘 안 걸립니다.
노화는 왜 발끝에서 먼저 드러날까요
나이 들면서 발끝이 저리거나 차고, 감각이 예전 같지 않으신가요. 노화의 신호는 몸통보다 발끝에서 먼저 옵니다. 가장 긴 신경과 가장 먼 혈관이 여유가 가장 먼저 바닥나기 때문입니다. 발끝은 몸 전체의 앞선 소식통입니다.
자는 동안 뇌를 씻는 물길이 있습니다
잠은 쉬는 시간만이 아니라 뇌를 씻는 시간입니다. 자는 동안 뇌세포 사이 틈이 넓어져 뇌척수액이 노폐물을 씻어 냅니다. 잔 시간은 채웠는데 청소가 밀리면 아침이 무겁습니다.
잠은 손발이 따뜻해지며 옵니다
잠은 손발이 따뜻해지며 옵니다. 손발의 혈관이 열려 열을 내보내고 몸 중심 온도가 내려가야 잠으로 들어갑니다. 손발이 차면 그 창문이 잘 안 열립니다.
피로가 수치보다 먼저 옵니다
검사는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선을 넘어야 잡습니다. 몸의 여유(예비력)가 얇아지는 것은 대개 그 선을 넘기 한참 전이고, 몸은 그것을 가장 먼저 피로로 알려 옵니다.
장이 뇌에게 거는 전화
배가 편치 않은 날이면 마음까지 가라앉으시나요. 우리는 뇌에서 장으로 명령이 내려간다고 생각하지만, 미주신경 신호의 대부분은 장에서 뇌로 올라갑니다. 배가 편치 않은 날 마음까지 가라앉는 데는 이 방향이 담겨 있습니다.
혈관 안과 밖, 물을 나누는 저울
몸속의 물은 밀어내는 힘(정수압)과 붙잡는 힘(삼투압·알부민)의 저울 위에 있습니다. 잘 못 먹어 붓는 것은 물이 넘쳐서가 아니라, 물을 붙잡아 두는 힘이 약해진 것입니다.
한숨은 게으름이 아니라 폐를 펴는 일입니다
자꾸 한숨이 나오고, 크게 들이쉬어야 숨이 쉬어지는 것 같으신가요. 한숨은 게으름이나 우울의 표시이기 전에, 얕은 숨에 쭈그러든 폐포를 다시 펴는 몸의 작동입니다.
혈관은 아무 데나 좁아지지 않습니다
지질 수치는 정상인데 동맥 한 곳이 두꺼워져 있다는 말을 듣는 분들이 계십니다. 동맥경화는 혈관 전체에 고르게 생기지 않고, 갈라지고 굽이도는 자리에서 시작합니다. 그 자리에서는 흐름이 흐트러지고, 벽이 면역세포를 불러 세우고, 벽 안으로 들어간 대식세포가 산화된 지질을 받아들이다 한계에 이르러 거품세포가 됩니다. 전단응력과 거품세포가 그 자리의 이름입니다.
피는 왜 다친 자리에서만 굳을까요
손끝을 베이면 피가 멎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잘 굳는 피가 바로 옆 혈관 안에서는 굳지 않습니다. 답은 굳는 쪽이 아니라 막는 쪽에 있습니다. 혈관 벽이 평소에 굳지 못하게 막고 있다가 다친 자리에서만 그 일을 멈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굳히는 일이 시작되는 순간 녹이는 일도 함께 예약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