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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최종 수정

아침과 저녁의 몸무게가 다른 이유

〈검사는 정상인데 왜 아플까〉 · 17편 중 11번째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하루 사이 오르내리는 몸무게는 대개 살이 아니라 물입니다. 체중계는 물의 총량을 정확히 재지만, 그 물이 몸 어디에 가 있는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아침에 잰 몸무게와 저녁에 잰 몸무게가 다르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루 사이에 살이 붙었을 리는 없는데 숫자가 달라지니 마음이 쓰이는 겁니다.

그 차이는 대개 살이 아니라 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숫자보다, 그 물이 어디에 가 있는지를 눈여겨봅니다.

물이 얼마나 있느냐와, 어디에 있느냐는 다릅니다

몸의 물은 크게 두 군데에 나뉘어 있습니다. 세포 안, 그리고 세포 바깥입니다. 세포 바깥의 물은 다시 혈관 안을 흐르는 몫과, 조직 사이를 적시는 몫으로 나뉩니다.

이 몫들은 칸막이로 막혀 있지 않습니다. 서로 오갑니다. 그러니 몸에 물이 얼마나 있느냐와, 그 물이 어디에 있느냐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총량은 그대로인데 자리만 옮겨도 몸은 전혀 다르게 느낍니다. 낮에는 중력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고, 누우면 되돌아옵니다. (오후가 되면 다리가 붓고 몸이 무겁다면 · 혈관 안과 밖, 물을 나누는 저울)

체중계는 총량만 잽니다

체중계는 몸 전체의 무게를 아주 정확하게 잽니다. 다만 그 무게 안에서 물이 어디에 있는지까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저녁에 다리로 내려가 있든, 밤사이 되돌아와 있든, 저울 위의 숫자는 같습니다.

그래서 "몸무게는 그대로인데 자꾸 붓는다"는 말이 나옵니다. 총량은 변하지 않았고, 자리만 달라졌으니까요. 거꾸로 아침저녁 숫자가 조금 오르내리는 것도, 그 사이에 살이 붙었다 빠졌다 한 것이 아니라 물이 들고 난 쪽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숫자는 같은 조건에서 재야 합니다

여기서 실용적인 이야기가 하나 나옵니다. 몸무게를 눈여겨보실 생각이면 재는 때를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온 뒤처럼, 조건이 비슷한 시각으로요.

같은 조건에서 잰 숫자라야 어제와 오늘을 견줄 수 있습니다. 아침에 재던 분이 어느 날 저녁에 재고 놀라는 일은, 몸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잰 조건이 달라져서 생깁니다.

저는 숫자보다 시간표를 봅니다

붓는다고 하시면 저는 언제 붓는지를 먼저 묻습니다. 저녁에 아래가 무거운지, 아침에 얼굴이 부었다가 한두 시간이면 가라앉는지, 아니면 종일 그런지. 아침저녁 몸무게가 얼마나 차이 나는지도 함께 물어봅니다.

같은 붓기라도 시간표가 다르면 볼 곳이 다릅니다. 그리고 그 시간표는 저울의 숫자 하나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아침 얼굴 붓기가 며칠씩 가라앉지 않거나, 한쪽 다리만 갑자기 붓거나, 숨이 차면서 붓거나, 소변이 줄고 거품이 많다면 — 이것은 하루의 이동이 아닙니다. 심장과 신장을 확인하는 검사가 먼저입니다.


하루 사이 저울의 숫자가 달라지면 우리는 먹은 것부터 떠올립니다. 그러나 그 사이 몸이 한 일은 대개 살을 붙이는 일이 아니라, 물을 옮기는 일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다른 그 숫자는 몸이 흐트러졌다는 뜻이 아니라, 밤새 물을 어디로 옮겼는지 적어 온 하루치 기록에 가깝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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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