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만성통증 클리닉

목·어깨가 아픈데 가슴도 답답합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뒤엣말은 대개 조심스럽게 꺼내십니다. 목 때문에 온 자리에서 할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아서입니다. 심장 검사는 이미 받아 보셨고 별말이 없었다고 하십니다.

"목이 아파서 왔는데요, 요즘 가슴도 좀 답답합니다."

뒤엣말은 대개 조심스럽게 꺼내십니다. 목 때문에 온 자리에서 할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아서입니다. 심장 검사는 이미 받아 보셨고 별말이 없었다고 하십니다.

두 가지가 따로 온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목·어깨와 숨은 생각보다 가까운 자리에 있습니다.

하나만 말씀하시는 분은 드뭅니다

목·어깨가 오래 아파서 오신 분께 다른 데는 어떠시냐고 물어보면 대개 몇 가지가 더 나옵니다. 숨이 끝까지 안 들어가는 느낌, 이유 없이 두근거리는 것, 별일이 없는데 조마조마한 것.

본인은 이것들을 서로 다른 일로 여기고 계십니다. 목은 정형외과에서, 두근거림은 내과에서 따로 확인하고 오셨고, 어느 쪽에서도 특별한 것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목과 횡격막은 같은 줄에 걸려 있습니다

목 옆에는 갈비뼈를 위로 들어 올리는 근육들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고개를 돌리고 기울이다가, 크게 들이쉴 때 갈비뼈를 들어 거듭니다.

숨은 원래 아래에서 옵니다. 가슴과 배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횡격막이 내려가면서 가슴 안이 넓어지고, 그 자리로 공기가 들어옵니다. 아래쪽 몫이 줄어들면 모자란 만큼을 위에서 끌어올리게 되고, 거들기만 하면 되었던 목 옆 근육이 하루 종일, 자는 동안에도 일합니다.

진료실에서 이런 분들은 여성분이 더 많습니다. 아래쪽보다 가슴 쪽으로 숨을 쉬는 편이라, 목 옆이 거드는 몫이 처음부터 큽니다. 풀어 놓아도 며칠이면 돌아오는 뭉침은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그런데 방향이 하나 더 있습니다. 횡격막에게 움직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신경은 가슴이 아니라 목에서 나와 아래로 내려갑니다. 그것도 방금 말씀드린 그 근육의 앞면을 타고 내려가고, 근육을 싸고 있는 막을 함께 씁니다. 그리고 횡격막을 움직이게 하는 신호는 그 신경이 전부 맡습니다.

그래서 목 옆이 굳는 것은 위에서 더 일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신호가 지나가는 길과 그 길을 싸고 있는 막이 함께 당겨져 있으면 아래쪽이 내려갈 여지도 줄어듭니다. 위가 대신 일하고, 그만큼 아래가 덜 내려가고, 덜 내려간 만큼 위가 또 대신합니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사정도 있습니다

횡격막이 내려가려면 그 아래도 편해야 합니다. 배 위쪽이 늘 팽팽하면 내려갈 자리가 좁습니다. 눌린 채로는 크게 들이쉬기 어렵고, 못 들이쉬는 만큼을 목이 대신합니다. 그 자세가 오래가면 어깨가 앞으로 말리고 고개가 앞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목·어깨가 아프다고 오신 분과 소화가 안 된다고 오신 분이 같은 이야기를 하고 계실 때가 있습니다. 배 위쪽이 팽팽해지는 이유가 위 하나로 정해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 자리에 무엇이 얹혀 있는지는 소화가 안 되는데 가슴이 답답합니다에, 배가 부풀 때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은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여기서는 되풀이하지 않겠습니다.

검사가 정상인데 두근거리고 답답할 때

심장을 보는 검사는 심장이 제대로 뛰고 있는지를 봅니다. 정상이라면 그 검사가 보는 범위에서는 확인이 된 것입니다. 다만 숨이 어디에서 오고 있는지는 그 검사가 재는 항목이 아닙니다.

원인을 못 찾은 두근거림과 가슴 답답함, 그리고 조마조마한 느낌을 목·어깨·숨과 함께 놓고 보는 일이 진료실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마음의 문제로 넘기기 전에 볼 자리가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목과 상관없다고 여기시던 것들

목이 오래 뻐근하신 분들은 진료 중에 한 가지를 더 꺼내시는 일이 있습니다. 대개 목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여기시고, 미안해하시면서 꺼내십니다. 눈이 침침하다는 말씀이 그중 하나입니다.

목 안쪽으로는 머리를 향해 올라가는 굵은 길이 함께 지납니다. 그 길과 눈의 관계는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여기서 되풀이하지 않겠습니다.

이 글에서 말씀드리려는 것은 그보다 앞의 것입니다. 목·어깨와 숨과 배 위쪽은 한 사람 안에서 서로 붙어 있는 자리이고, 그래서 상관없어 보이는 이야기가 같은 진료실에서 나옵니다.

몸에서 구조와 소화와 신경은 따로 떨어져 움직이지 않습니다.

먼저 확인이 필요한 경우

이 글이 순서를 늦추면 안 되므로 분명히 적습니다.

  • 가슴 한가운데가 짓눌리거나 조이는 느낌이 십 분 넘게 이어지는 것. 그 느낌이 턱·목·어깨·팔로 뻗치거나, 식은땀·숨참·메스꺼움이 함께 오면 더 그렇습니다. 바로 응급실입니다. 여성분, 나이가 있으신 분, 당뇨가 있으신 분은 가슴 통증 없이 숨참만으로, 또는 명치 통증이나 까닭 없는 피로만으로 오기도 합니다
  • 가만히 있는데 숨이 차거나, 누우면 더 차서 베개를 높이게 되거나, 자다가 숨이 막혀 깨는 것. 이것은 이 글이 말하는 얕은 숨과 다른 이야기이고, 심장 쪽에서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팔에 힘이 빠지거나, 손이 서툴러져 쥔 것을 놓치거나, 걸음이 흔들리는 것. 목·어깨의 통증과 함께 이런 것이 오면 목 안쪽의 신경 쪽을 먼저 봐야 합니다. 양쪽에 함께 오거나, 부딪치거나 크게 젖힌 뒤에 시작되었다면 미루지 마십시오
  • 열이 나면서 목이 뻣뻣해지고 빛이 눈부신 것. 이것은 목 근육의 일이 아닙니다. 지체 없이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이런 경우는 순서가 다릅니다. 위험한 것을 가려내는 일은 검사만 할 수 있고, 그 순서를 건너뛰면 안 됩니다.


따로 온 줄 알았던 것들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일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늘 한 가지로 묶이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분은 목과 숨 쪽이 크고, 어떤 분은 배 쪽이 큽니다.

목이 뻐근하다는 말과 가슴이 답답하다는 말을, 많은 분이 다른 진료실에 가져가야 하는 두 이야기로 여기십니다. 숨이라는 한 가지 일을 위에서 말하느냐 아래에서 말하느냐가 달랐을 뿐일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목이 아파서 오셔도 목만 묻지 않습니다.


글: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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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