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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는 부위마다 다르게 나이 듭니다

〈검사는 정상인데 왜 아플까〉 · 17편 중 9번째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골밀도 검사는 허리뼈와 대퇴골을 따로 잽니다. 두 수치가 서로 다르게 나오는 일이 흔합니다. 부위마다 받아 온 하중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골밀도 검사지를 받아 보면 숫자가 하나가 아닙니다. 허리뼈 따로, 대퇴골 따로 적혀 있고 서로 다릅니다. 어느 쪽을 믿어야 하느냐고 물으시는 분이 많습니다.

저는 둘 다 맞다고 말씀드립니다. 서로 다른 부위를 잰 것이니까요.

검사가 애초에 부위를 나누어 잽니다

골밀도 검사는 몸 전체를 하나로 재지 않습니다. 대개 허리뼈와 대퇴골 위쪽을 나누어 재고, 각각의 수치를 따로 적어 줍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뼈는 부위마다 성질이 다릅니다. 허리뼈는 안쪽이 성긴 구조의 비중이 커서 대사가 빠르고, 대퇴골 위쪽은 단단한 겉뼈의 비중이 큽니다. 받는 하중도 다르고, 변하는 속도도 다릅니다.

한 사람의 뼈도 한 덩어리가 아닙니다.

그래서 부위마다 판정이 갈립니다

이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여러 부위에서 잰 결과가 같은 판정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오히려 적습니다. 한 분석에서는 세 부위의 판정이 모두 일치한 비율이 매우 낮았습니다.

그래서 진료에서는 대개 가장 낮게 나온 부위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안전한 쪽을 택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그 방식은 낮은 한 부위를 붙잡는 대신, 나머지 부위의 사정은 뒤로 밀어 둡니다.

갈리는 수치는 살아온 기록입니다

저는 이 차이를 측정 오차로만 보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어느 부위에 얼마나 하중을 실어 왔는지가 거기 담겨 있다고 봅니다.

다만 한 가지는 알고 보셔야 합니다. 나이가 들면 허리뼈 쪽 수치는 실제보다 높게 나오기도 합니다. 뼈가 자라 나온 것, 관절이 닳으며 굳은 것, 앞을 지나는 큰 혈관에 낀 석회가 함께 찍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허리 수치가 괜찮은데 대퇴골 쪽이 낮게 나오면, 저는 대퇴골 쪽을 더 무겁게 읽습니다.

뼈는 쓰는 만큼 남습니다. 걷고 딛는 부위에는 신호가 계속 들어오고, 오래 눕거나 앉아 지낸 부위에는 그 신호가 덜 갑니다. 한쪽 다리를 오래 아껴 온 분은 그쪽 수치가 낮게 나오기도 합니다. 부위마다 다르다는 것은 몸이 고르게 나이 들지 않았다는 뜻이고, 고르지 않은 데에는 대개 살아온 사정이 있습니다.

낮은 숫자보다 그 부위의 사정을 봅니다

진료실에서 저는 "몇 점인가"보다 어느 부위가 낮은가, 그 부위를 어떻게 써 왔는가를 묻습니다. 오래 앉아 지내셨는지, 어느 쪽 다리를 아껴 오셨는지, 걷는 습관이 어떤지요.

수치를 올리는 일은 느립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한 편입니다. 그 부위에 하중이 다시 실리게 하는 일 — 걷고, 서고, 딛는 일이 뼈에는 신호가 됩니다. 낮게 나온 부위가 있다면 그쪽이 일을 덜 해 온 것은 아닌지 함께 봅니다.

다만 키가 눈에 띄게 줄었거나, 가벼운 충격에 골절된 적이 있거나, 한 부위가 계속 아프다면 — 그때는 부위를 따지기 전에 확인하는 진료가 먼저입니다.


골밀도 검사지에 숫자가 여럿 적혀 있는 것은 검사가 헷갈려서가 아닙니다. 뼈가 부위마다 다르게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허리와 대퇴골의 수치가 다르다면 어느 쪽이 틀린 것이 아니라, 두 부위가 서로 다른 세월을 지나왔다는 뜻입니다.

이어지는 이야기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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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