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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짓는 일과 허무는 일을 늘 함께 합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뼈는 평생 허물고 다시 짓기를 되풀이합니다. 자랄 때는 짓는 쪽이 앞서고, 나이가 들면 허무는 쪽이 조금 앞섭니다. 성장과 노화는 다른 일이 아니라 같은 일의 두 방향입니다.

아이가 자라는 것과 어른이 나이 드는 것을 우리는 반대되는 일로 생각합니다. 한쪽은 만들어지는 일이고 다른 쪽은 낡아 가는 일이라고요.

저는 이 둘을 같은 일의 두 방향으로 봅니다. 몸에서는 짓는 일과 허무는 일이 늘 함께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뼈는 평생 허물고 다시 짓습니다

뼈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뼈는 한 번 만들어지고 그대로 있는 구조물이 아닙니다. 평생 조금씩 허물고 다시 짓기를 되풀이합니다.

그 일을 나눠 맡은 세포가 있습니다. 오래된 뼈를 헐어 내는 세포와, 그 자리에 새 뼈를 채우는 세포입니다. 둘은 번갈아 일합니다. 헐어 낸 자리에 새로 채우고, 또 다른 자리를 헐어 내고. 그래서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뼈는 어릴 때 만든 그 뼈가 아닙니다.

허무는 일은 고장이 아닙니다. 그것이 있어야 낡은 자리가 새것으로 바뀝니다.

어느 쪽이 조금 앞서느냐가 다를 뿐입니다

그러면 자라는 것과 나이 드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어느 쪽이 조금 앞서느냐입니다.

자라는 동안에는 짓는 쪽이 앞섭니다. 허무는 일도 그동안 계속되지만, 채우는 몫이 더 큽니다. 그래서 뼈가 길어지고 두꺼워집니다. 나이가 들면 그 균형이 조금씩 반대로 기웁니다. 짓는 세포의 몫이 요구에 못 미치면서, 허무는 쪽이 조금 앞서게 됩니다.

같은 두 가지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고, 저울이 어느 쪽으로 쏠려 있느냐만 달라집니다. 성장과 노화가 다른 기계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하루로는 같아 보이는 차이가, 쌓이면 드러납니다

그래서 한 번 찍은 사진으로는 방향이 안 보입니다

여기서 3부의 이야기와 만납니다.

검사는 오늘의 상태를 잽니다. 뼈가 지금 얼마나 촘촘한지, 키가 얼마인지. 그런데 그 값 하나로는 지금 어느 쪽이 앞서고 있는지를 알기 어렵습니다. 같은 값이라도 채우는 중일 수도, 헐리는 중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의 검사보다 두 번의 검사 사이가 더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 한참 뒤에 다시 재 보자고 하는 것은 값이 아니라 방향을 보려는 뜻입니다.

방향은 바꿀 여지가 있습니다

저는 이 그림이 희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노화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강물이라면 손댈 자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두 가지 일이 지금도 함께 일어나고 있고, 그 균형은 조건에 따라 조금씩 움직입니다.

뼈에 하중이 실리면 짓는 쪽에 신호가 갑니다. 잘 먹고 잘 자면 채우는 일에 쓸 재료와 시간이 생깁니다. 저는 그래서 나이 드신 분께도 "이제 늦었다"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저울을 크게 뒤집지는 못해도, 기우는 각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키가 눈에 띄게 줄었거나, 가벼운 충격에 부러진 적이 있거나, 뼈의 한 자리가 계속 아프다면 — 그것은 저울의 이야기와 다릅니다. 확인하는 진료가 먼저입니다.


자라는 몸과 나이 드는 몸은 다른 기계가 아닙니다. 둘 다 짓고 허무는 일을 함께 하고 있고, 다만 어느 쪽이 조금 앞서느냐가 다릅니다.

그러니 나이 든 몸에서 벌어지는 일도 멈춤이 아닙니다. 지금도 짓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이어지는 이야기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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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