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허지영 대표원장이 직접 쓴 글입니다. 증상 하나를 두고 몸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적었습니다.
증상으로 찾기
밀어붙이면 몸은 더 움츠러듭니다
김장을 하루에 다 끝낸 날 — 어떤 분에게는 몸이 다시 붙는 시작이 되고, 어떤 분에게는 한참 고생의 시작이 됩니다. 왜일까요? 적당한 자극은 몸의 대비를 끌어올리지만 어느 선을 넘으면 방향이 뒤집히고, 그 선은 나이·잠·앓은 뒤에 따라 옮겨 다닙니다. 힘쓸 때 가슴이 조이다 쉬면 가라앉는 것, 몰아서 한 뒤 콜라색 소변은 그날 확인이 먼저입니다.
병명이 바뀌어도 몸은 하나입니다
이번 달 달력에 진료 동그라미가 셋 — 무릎, 속, 어지럼. 이름이 늘어난 만큼 몸이 내는 신호도 늘어날까요? 오히려 겹칩니다. 기운 없음·입맛 없음·느려진 걸음은 어느 한 병에만 딸린 말이 아닙니다. 물을 것은 하나 — 지금 붙은 이름들이 지금 있는 증상을 전부 설명하는가. 며칠 사이에 정신이 흐려지거나 늘 있던 증상의 모양이 달라지면 확인이 먼저입니다.
끄는 일과 끝맺는 일은 다릅니다
가시는 첫날에 빠졌는데 그 자리가 조용해지기까지는 왜 며칠이 더 걸릴까요? 「가라앉는다」는 말 하나에 두 길이 들어 있습니다 — 켜진 것을 눌러 낮추는 길과, 몸이 신호를 따로 내서 끝을 내는 길. 치우지 못한 것이 남으면 그것이 다시 경보가 되어 낮은 세기로 오래 갑니다. 열이 계속되거나 관절이 붓고 염증 수치가 높다면 원인을 밝히는 검사가 먼저입니다.
낫고 나서 남는 것
깁스를 풀었는데 주먹이 끝까지 안 쥐어지고, 뼈는 잘 붙었다는데 저녁이면 무겁다면 — 어느 쪽 말이 맞을까요? 둘 다 맞습니다. 검사가 재는 것은 고쳐졌는가이고, 몸이 재는 것은 예전처럼 쓸 수 있는가입니다. 뼈가 붙었다는 말은 다시 쓰는 일의 출발선입니다. 아픈 데가 다쳤던 곳에서 옮겨 갔거나, 체중을 실을 수 없거나, 모양이 달라 보이면 확인이 먼저입니다.
자꾸 도지는 데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한 해에 두어 번씩 도지는데, 그 두어 번이 정말 아무 때나 올까요? 어느 분에게는 찬 바람이 처음 부는 무렵, 어느 분에게는 장마 끝, 어느 분에게는 일이 몰린 주가 지나고 사나흘 뒤입니다. 한 번으로는 안 보이고 여러 번째가 되어야 보이는 규칙이 있습니다 — 견줄 상대는 남이 아니라 지난번의 나입니다. 늘 오던 모양과 다르게 오면 규칙을 세기 전에 확인이 먼저입니다.
지키려던 일이 병이 될 때
한쪽 어금니가 시리면 정하지도 않았는데 반대쪽으로 씹게 됩니다. 시린 것이 가라앉으면 어느새 돌아오지요. 그런데 그 며칠이 몇 해가 되는 몸이 있습니다. 다친 곳을 지키느라 덜 쓰고 다른 데로 넘긴 것까지는 몸이 제 몫을 한 것인데, 지킬 까닭이 없어진 뒤에도 지키는 방식만 남으면 어떻게 될까요? 한쪽 팔다리가 며칠 새 굵어지거나 무딘 데가 점점 번지면 확인이 먼저입니다.
오래 아팠던 몸은 오래 회복합니다
3년 됐다고 말씀하신 분이 되물으셨습니다 — 「그러면 낫는 데도 3년이 걸립니까?」 날수로 셈하면 그렇게 들리지만, 오래 아팠다는 말은 같은 일이 그만큼 여러 번 지나갔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여러 번 지나가서 강해진 신경의 연결은 반대쪽으로도 여러 번 지나가야 약해집니다. 방향은 좋아진 날이 아니라 나빠진 날의 바닥이 알려 줍니다. 심해지기만 하거나 밤잠을 깨우면 확인이 먼저입니다.
몸이 지키려는 것은 수치 하나가 아닙니다
설명을 다 듣고 일어나기 직전에 물으시는 분이 많습니다 — 「그래서 이 약이 제 병에 왜 필요한 겁니까?」 그 답을 하려면 먼저 정상이 무엇인지부터 말해야 합니다. 몸은 수치 하나를 딱 맞춰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르내리면서 범위 안에 머무르고, 그 범위는 사람마다·때마다 다르며 계속 움직입니다. 문제는 오르내림이 아니라 나간 뒤 돌아오는 힘입니다. 몸이 갑자기 달라졌다면 검사가 먼저입니다.
어디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찾습니다
두근거림, 식사, 오래된 통증, 생리와 갱년기, 아이의 몸, 나이 드는 몸, 끝나지 않은 병 — 갈래는 달라도 멈춰 선 곳은 늘 같았습니다.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서였습니다. 그 힘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좋은 날에는 안 보이고 나쁜 날에 드러납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가장 먼저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검사지가 아니라, 그 하루를 지낸 본인입니다.
아이의 몸은 아직 범위가 좁습니다
한 끼를 걸렀을 뿐인데 아이는 왜 그렇게 늘어질까요? 아이 몸은 어른의 축소판이 아닙니다 — 저장해 두는 양이 적고 꺼내 쓰는 속도는 빠르며, 겉이 넓어 먼저 마릅니다. 꾀병이 아니라 견디는 범위가 아직 좁은 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돌아오는 쪽도 빠릅니다. 생후 3개월 미만의 열(38도 이상), 축 처져 눈을 못 맞출 때는 소아청소년과나 응급실이 먼저입니다.
학교에서만 배가 아프다고 합니다
토요일 아침에는 안 아픈데 월요일 아침이면 배가 아프고, 조퇴하면 점심 무렵 가라앉습니다 — 꾀병일까요? 검사에 안 잡히는 몸과 아프지 않은 몸은 다릅니다. 같은 아침이 되풀이되면 아픈 시각이 점점 앞으로 당겨집니다. 죽고 싶다는 말이나 자해 흔적이 있다면 다른 무엇보다 먼저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입니다.
감기에 왜 한약인가
감기는 저절로 낫는데 왜 한약 이야기가 나올까요? 부모님이 힘든 대목은 감기 자체가 아니라 그 뒤입니다 — 열은 내렸는데 기침이 남고, 아이는 처져 있고, 제자리로 돌아오기 전에 또 걸립니다. 염증은 켜는 신호와 끝맺는 신호가 따로 있고, 제가 보는 것은 그 마무리입니다. 10일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거나 39도 넘는 열은 소아청소년과가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