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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래서 저는 지금이 아니라 흐름을 봅니다

〈저는 진료실에서 이렇게 봅니다〉 · 11편 중 8번째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같은 분을 두 번째 뵐 때 제가 먼저 보는 것은 그날의 상태가 아닙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는가입니다. 두 점을 이어야 방향이 보입니다.

같은 분을 두 번 만납니다. 처음 뵙고, 몇 달 뒤에 다시 뵙습니다.

두 번째 만남에서 제가 먼저 눈여겨보는 것은 그날의 상태가 아닙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는가입니다. 오늘 하루는 유난히 좋을 수도 있고 유난히 나쁠 수도 있습니다. 그날의 컨디션은 흔들립니다. 두 점을 이어야 방향이 보입니다.

한 번의 검사는 한 시점을 봅니다. 그 시점을 정확하게 봅니다. 다만 몸은 세월을 담고 있고, 담는 속도가 몸 안에서도 부위마다 다릅니다. 며칠이면 바뀌는 곳이 있고 평생 그대로인 곳이 있습니다. 흉터는 아문 뒤에도 무언가를 남기고, 되돌아오는 힘은 천천히 더디어집니다. 짓는 일과 허무는 일은 늘 함께 일어나고 있고, 다만 어느 쪽이 조금 앞서느냐가 다릅니다.

그러니 오늘 찍힌 수치 하나로는 지금 어느 쪽이 앞서고 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같은 수치라도 채우는 중일 수 있고 헐리는 중일 수 있습니다.

한참 뒤에 다시 재 보자고 말씀드리는 것은 그래서입니다. 수치가 아니라 방향을 보려는 것이고, 그 간격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검사가 담는 기간만큼은 기다려야 새 기록이 쌓입니다.

시간이 걸린다는 말은 나쁜 소식처럼 들립니다. 저는 반대로 읽습니다. 오래 걸려 한쪽으로 쏠린 것은 오래 걸려 돌아오고, 그렇게 돌아온 것은 쉽게 다시 쏠리지 않습니다.

두 번째 만남에서 좋아진 것이 눈에 띄지 않아도 저는 서두르지 않습니다. 세 번째 만남에서 두 점이 세 점이 되면, 그때 비로소 선이 그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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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