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건강정보
칼럼 최종 수정

배 속 장기는 숨을 따라 오르내립니다

〈숨 쉬는 동안 벌어지는 일〉 · 10편 중 4번째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숨을 크게 쉴 때 옆구리나 명치가 결리시나요. 배를 찍을 때 숨을 참으라고 하는 것은, 그 안이 계속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편히 쉬는 숨에도 횡격막은 1~2.5센티미터 오르내리고 간과 위, 신장이 거기 실려 함께 움직입니다.

배를 찍는 검사를 받아 보신 분은 이 말을 들으셨을 겁니다. "숨 들이쉬고, 참으세요."

저는 이 짧은 말이 배 속에 대해 꽤 많은 것을 알려 준다고 생각합니다. 참으라고 한다는 것은, 참지 않으면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횡격막이 내려가면 그 아래도 함께 밀립니다

가슴과 배 사이에는 넓은 근육 한 장이 가로로 걸쳐 있습니다. 횡격막입니다. 들이쉴 때 이 근육이 수축하며 아래로 내려가고, 내쉴 때는 늘어났던 것이 되돌아오며 제자리로 올라옵니다. (들이쉬는 숨과 내쉬는 숨이 서로 어떻게 힘을 주고받는지는 배에 손을 얹으면 알 수 있는 것에서 다루었습니다.)

여기서 자주 잊는 대목이 있습니다. 횡격막 아래는 비어 있지 않습니다. 간이 바로 붙어 있고, 위와 신장도 그 아래에 있습니다. 그러니 횡격막이 내려간다는 것은 그 장기들을 눌러 내린다는 뜻이고, 되돌아온다는 것은 눌렸던 것들이 따라 올라온다는 뜻입니다.

거리도 짐작보다 큽니다

편히 쉬는 숨에서도 횡격막은 1센티미터에서 2.5센티미터쯤 오르내립니다. 크게 숨을 쉬면 더 커집니다.

그 일이 깨어 있을 때나 잠들었을 때나 쉬지 않고 되풀이됩니다. 배 속은 자리를 잡고 가만히 눌러앉아 있는 곳이 아니라, 숨을 따라 온종일 오르내리는 곳입니다. 저는 배를 만질 때 그 오르내림이 어디까지 닿는지를 함께 봅니다.

사진은 그 움직임이 멈춘 한 순간입니다

그래서 검사는 숨을 참으라고 합니다. 움직이면 사진이 흐려지니까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그렇게 얻은 사진은 장기의 모양과 크기를 아주 잘 보여 줍니다.

다만 그 한 장은 오르내림이 멈춰 선 순간의 배입니다. 그 장기가 온종일 숨을 따라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거기 담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배 사진은 깨끗하다는데 늘 더부룩하고 답답하다"는 말이 나옵니다. 모양이 정상인 것과, 그 모양이 잘 움직이고 있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들숨보다 날숨을 봅니다

배가 더부룩하고 숨이 얕다는 분께 저는 들숨보다 날숨을 봅니다. 크게 들이쉬기는 하는데 내쉬는 숨이 짧고 급한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면 횡격막이 위까지 온전히 되돌아오기 전에 다음 들숨이 시작됩니다. 오르내림의 폭이 조금씩 좁아지고, 그 안에 실려 있던 장기의 움직임도 함께 작아집니다.

그래서 숨을 크게 쉬시라는 말씀보다, 끝까지 천천히 내쉬어 보시라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들숨은 대개 알아서 따라옵니다. 배가 편안해지는 데는 크게 들이켜는 한 번보다, 끝까지 놓아 주는 한 번이 나을 때가 있습니다.

다만 숨이 갑자기 차거나, 누우면 숨이 더 답답하거나, 배가 아프면서 숨쉬기가 힘들다면 — 이것은 이 이야기와 다릅니다. 확인하는 진료가 먼저입니다.


우리는 배 속을 자리가 정해진 방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안은 숨을 따라 하루 종일 오르내리고 있고, 사진은 그 움직임을 잠시 멈춰 세운 뒤에 찍은 것입니다.

배가 늘 더부룩한데 사진은 깨끗하다면, 그 사진이 담지 못한 것은 숨을 참기 전의 배 — 온종일 오르내리던 배의 형편일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이 글이 자기 얘기 같으셨습니까?

진료 시간을 바로 고르시거나, 오시기 전에 여쭙고 싶은 것을 먼저 보내실 수 있습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