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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우면 숨이 달라집니다

〈숨 쉬는 동안 벌어지는 일〉 · 10편 중 5번째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누우면 배 속 장기가 횡격막을 위로 밀어 올려, 내쉬고 난 뒤 폐에 남는 공기가 줄어듭니다. 낮에는 괜찮다가 누우면 답답해지는 데에는 이 자세의 몫이 있습니다.

낮에는 괜찮은데 자리에 누우면 답답하다는 분들이 계십니다. 베개를 하나 더 괴면 낫고, 옆으로 돌아누우면 덜하다고도 하십니다. 검사는 대개 앉아서 받고, 그때는 별말이 없습니다.

저는 이것을 자세가 만드는 차이로 봅니다. 서 있을 때와 누웠을 때의 숨은 같은 숨이 아닙니다.

누우면 배가 횡격막을 밀어 올립니다

서 있을 때 배 속 장기는 중력을 따라 아래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런데 누우면 그 무게가 등 쪽과 위쪽으로 실립니다. 그러면 배 속 내용물이 횡격막을 위로 밀어 올립니다.

횡격막이 위로 밀려 올라가면 가슴 쪽 공간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숨을 다 내쉰 뒤에도 폐에는 공기가 얼마쯤 남아 있는데, 이 남는 몫을 기능적 잔기용량이라고 합니다. 이 용량은 서 있을 때 가장 크고, 누우면 줄어듭니다.

남는 공기가 줄면 작은 방들이 쭈그러들기 쉬워지고, 숨을 들이쉴 때 다시 펴야 할 몫이 늘어납니다. 누워서 숨이 얕게 느껴지는 데에는 이런 사정이 있습니다.

여기에 혈액의 이동이 겹칩니다

자세가 바꾸는 것은 공기만이 아닙니다.

낮 동안 아래쪽에 머물던 혈액과 체액이, 누우면 위쪽으로 돌아옵니다. 가슴 안에 담기는 혈액의 양이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폐가 자리를 나눠 써야 할 상대가 하나 더 늘어난 셈입니다.

그래서 누웠을 때의 답답함은 대개 한 가지 원인이 아닙니다. 횡격막이 밀려 올라간 몫과 가슴으로 돌아온 혈액의 몫이 함께 작용합니다. 베개를 높이면 나아지는 것도, 그 두 가지가 함께 조금씩 되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검사는 대개 앉아서 잽니다

폐 기능 검사는 대개 앉거나 선 자세로 받습니다. 자세를 맞춰야 수치를 견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자세는 폐에 유리한 자세이기도 합니다.

다만 불편은 누웠을 때 옵니다. 그래서 "폐 검사는 정상인데 누우면 답답하다"는 말이 나옵니다. 검사가 틀린 것도, 환자분이 예민한 것도 아닙니다. 잰 자세와 불편한 자세가 다를 뿐입니다.

어느 자세에서 그런지를 묻습니다

진료실에서 저는 언제 그런지와 함께 어느 자세에서 그런지를 묻습니다. 반듯이 누울 때만 그런지, 옆으로 누우면 덜한지, 베개를 몇 개 괴어야 편한지, 밤중에 답답해서 앉게 되는지요.

그리고 자세가 바꾼 몫은 자세로 되돌릴 여지가 있습니다. 상체를 조금 높이고, 옆으로 눕고, 자기 전에 배를 무겁게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달라집니다. 숨을 크게 쉬려 애쓰기보다 횡격막이 내려갈 자리를 만들어 주는 쪽이 먼저일 때가 많습니다.

다만 눕기만 하면 숨이 차서 앉아야 잠들 수 있거나, 밤중에 숨이 막혀 깨거나, 다리가 함께 붓는다면 — 그것은 자세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심장과 폐를 확인하는 진료가 먼저입니다.


숨은 늘 같은 조건에서 쉬어지지 않습니다. 서 있을 때와 누웠을 때, 몸은 다른 형편에서 같은 일을 합니다.

낮에는 멀쩡한데 누우면 답답하다면, 그것은 밤에 병이 도지는 것이 아니라 자세가 바꿔 놓은 조건을 몸이 그대로 말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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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