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만성통증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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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기는 빠졌는데 아직 뻐근합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다친 자리가 붉어지고 붓고 뜨거워지는 것은 세 가지 고장이 아니라 한 가지 일의 겉모습입니다. 그 자리로 피를 더 보내는 일이지요. 통증만은 조금 다르게 켜지고, 회복은 보내는 쪽이 아니라 보낸 것을 거두는 쪽에서 늦어집니다.

"붓기는 빠졌는데 아직 뻐근해요."

다친 뒤에 이 말씀을 참 많이 듣습니다. 겉으로는 다 나은 것처럼 보이는데 안쪽이 무겁고 뻑뻑하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렇게 느껴지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몸은 고치기 전에 알아차립니다

어디가 잘못되면 몸이 먼저 하는 일은 수리가 아닙니다. 알아차리는 일입니다. 문제가 생긴 자리를 표시해 두는 일이 먼저고, 대응은 그다음입니다.

그리고 그 대응의 기본형이 염증입니다. 염증은 병의 이름이 아니라 몸이 쓰는 방법의 이름입니다.

붉고 붓고 뜨거운 것은 한 가지 일입니다

다친 자리에서 네 가지가 한꺼번에 옵니다. 붉어지고, 붓고, 뜨거워지고, 아픕니다. 여러 군데가 동시에 고장 난 듯 느껴지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한 가지 일의 겉모습입니다.

그 한 가지 일은 이렇습니다. 그 자리로 피를 더 보낸다.

피에는 면역을 맡은 세포와, 혈장에 실려 있는 여러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이것들을 문제가 생긴 자리까지 실어 보내야 하니 몸이 길을 넓힙니다.

  • 그리로 향하는 가느다란 동맥이 열립니다 → 피가 몰리니 붉어지고 뜨거워집니다
  • 모세혈관 벽이 성글어집니다 → 혈장이 조직 사이로 새어 나오니 붓습니다

붉음과 열감과 부기, 이 셋은 따로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피가 많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 자체가 혈관 벽을 무르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그 셋이 곧 혈류가 늘어난 자리의 모습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통증은 조금 다릅니다. 부어서 눌리는 몫도 있지만 그보다 큰 몫이 따로 있습니다. 다친 자리에서 나오는 몇 가지 신호 물질이 신경 끝이 신호를 내보내기 시작하는 선 — 역치 — 을 낮춰 놓습니다.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을 자극에도 아프게 되는 이유입니다.

그러니 통증은 부기의 부산물이 아니라 따로 켜진 장치입니다. 이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나옵니다.

회복이 늦어지는 곳은 반대쪽입니다

보내는 일은 몸이 알아서 잘합니다. 늦어지는 쪽은 보낸 것을 거두는 일입니다.

새어 나온 액체는 조직 사이에 고입니다. 이것을 간질액이라고 합니다. 이 액체는 왔던 혈관으로 곧장 되돌아가지 않습니다. 상당한 몫이 림프관을 통해 천천히 회수됩니다.

여기가 중요합니다. 눈에 보이는 부기가 빠지는 것과, 조직 사이의 물이 다 빠지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닙니다. 겉이 가라앉아도 조직 사이에는 아직 물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상태가 뻐근함입니다. 물이 남아 있으면 조직 사이의 압력이 높은 채로 있고, 그 압력이 다시 림프관과 가는 혈관을 눌러 회수를 더디게 만듭니다. 늦어지는 쪽이 더 늦어집니다.

"붓기는 빠졌는데 아직 뻐근하다"는 말씀은 그래서 정확한 관찰입니다.

그래서 어디를 다루는가

이 자리에서 할 일은 둘입니다. 피를 보내는 일이 지나치지 않게 고르게 하고, 늘어난 물이 빠져나갈 길을 열어 주는 것. 둘을 동시에 해야 합니다. 보내는 쪽만 누르면 수리가 늦어지고, 거두는 쪽만 서둘러도 밀리기 때문입니다.

땀을 내는 방법이 오래 쓰여 온 것도 이 대목과 닿아 있습니다. 땀은 열만 내리는 일이 아니라, 늘어난 물을 몸 밖으로 옮기는 길 가운데 하나입니다. 물이 빠져 조직 사이의 압력이 내려가면, 눌려 있던 림프관과 모세혈관이 다시 제 일을 합니다.

한 첩의 약은 이 일을 나눠서 합니다. 약재들이 서로 다른 자리를 맡습니다. 어떤 것은 한쪽으로 몰린 피를 고르게 나누고, 어떤 것은 혈관을 열고 닫는 신호 자체를 조절하고, 어떤 것은 조직의 바탕이 되는 재료를 대 줍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씀드린 따로 켜진 장치 — 낮아진 통증 역치를 되돌리는 몫을 맡는 약재가 또 따로 있습니다.

닿는 자리가 다르고 미는 힘도 다른데 결과는 한 방향으로 갑니다. 보내는 쪽과 거두는 쪽을 한꺼번에 손봐야 하는 일이라, 한 가지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가 이어지는 곳

조직 사이의 압력이 어떻게 만져지는지는 배에 손을 얹으면 알 수 있는 것에 적어 두었습니다.

몸이 문제가 생긴 자리를 어떻게 알아차리고 어디로 신호를 올려 보내는지는 허리가 아픈데 발을 봅니다에 있습니다. 그 글이 알아차리는 쪽 이야기라면, 이 글은 알아차린 다음에 벌어지는 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진료가 먼저인 경우

다친 자리가 아닌데 한쪽 다리나 팔만 갑자기 부어오르거나, 열이 함께 나면서 붉은 자리가 번지거나, 부기가 몇 주째 그대로라면 —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진료와 검사가 먼저입니다.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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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