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만성통증 클리닉

무릎에서 물을 빼도 다시 차는 이유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무릎에 물이 차는 것은 관절이 물을 많이 만들어 내서라기보다, 관절 안쪽에 물을 끌어당기는 것이 남아 있어서에 가깝습니다. 끌어당기는 쪽이 그대로면 빼낸 자리로 물이 다시 모입니다. 그리고 무릎 앞쪽에는 뼈도 연골도 아닌 것이 하나 더 들어 있습니다.

"물을 뺐는데 몇 주 지나니까 또 찼습니다."

무릎이 부어서 물을 빼고, 그때는 한결 가벼워졌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묵직해집니다. 두 번째 뺄 때는 걱정이 붙습니다. 이러다 계속 빼야 하는 것인지.

빼는 일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물이 왜 그 자리에 모였는지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물은 다시 모입니다.

물은 스스로 그 자리로 가지 않습니다

물은 자기가 갈 곳을 정하지 못합니다. 자기를 끌어당기는 것이 있는 쪽으로 따라갈 뿐입니다. 이 성질은 무릎에서만이 아니라 몸 어디에서나 같습니다.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무릎 관절 안쪽은 얇은 막이 덮고 있습니다. 이 막은 관절이 미끄럽게 움직이도록 액을 내놓고, 남는 것은 다시 거두어들입니다. 내놓는 일과 거두는 일이 함께 돌아가야 양이 유지됩니다.

그 막이 성이 나면 관절 안에 물을 끌어당기는 것들이 늘어납니다. 그러면 액이 더 만들어져서가 아니라, 물이 그쪽으로 끌려와서 양이 늘어납니다. 부었다는 말이 가리키는 상태가 이것입니다.

빼는 일과 거두어들이는 일은 다릅니다

바늘로 빼는 것은 지금 고여 있는 양을 덜어 내는 일입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가벼워집니다.

그런데 원래 그 양을 맞추던 것은 덮고 있는 막이었습니다. 막이 거두어들일 수 있는 상태로 돌아와야 스스로 맞춰집니다. 막이 아직 성이 나 있으면 거두는 쪽이 멈춘 채로 끌어당기는 쪽만 남습니다.

빼낸 자리가 다시 차는 것은 그래서입니다. 무릎이 물을 자꾸 만들어 내는 것도 아니고, 뺀 것이 헛일이었던 것도 아닙니다. 덜어 낸 것과, 다시 고이게 하던 조건은 서로 다른 것이었습니다.

막이 다시 거두어들일 수 있는 상태로 돌아오는 것도 일종의 회복 과정입니다. 소염 진통제는 지금 당장의 통증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관절 문제에는 이런 재생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간 쓰시려면 꼭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무릎 앞쪽에는 뼈도 연골도 아닌 것이 들어 있습니다

무릎 앞이 아픈데 사진에서는 연골이 멀쩡하다는 말을 들으신 분들이 계십니다.

무릎뼈 바로 아래, 관절 앞쪽에는 지방 조직이 한 덩이 들어 있습니다. 빈 자리를 메우고 무릎이 굽고 펴질 때 그 사이에서 눌리고 밀리는 것을 받아 주는 자리입니다. 여기에는 감각을 전하는 신경이 넉넉히 들어와 있습니다.

이 자리가 성이 나서 단단해지면 무릎 앞쪽이 아픕니다. 연골과는 다른 조직이니 연골에 대한 답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관절 안에 물이 늘어난 상태와 이 자리가 굳은 상태는 한 무릎에 같이 있기도 합니다.

지금 아픈 것과, 그렇게 되기까지는 시간표가 다릅니다

물이 고이거나 앞쪽이 굳기까지에는 대개 앞선 사정이 있습니다. 무릎이 끝까지 펴지지 않은 채로 오래 지냈다든가, 골반이 놓인 자리 때문에 그 다리에 실리는 몫이 한쪽으로 몰렸다든가 하는 것들입니다.

다만 그 두 가지는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지금 부어 있고 지금 아픈 것은 그 나름의 시간표를 갖고, 그렇게 되기까지 쌓인 것은 훨씬 긴 시간표를 갖습니다. 그래서 먼저 놓을 것과 길게 볼 것이 갈립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물음이 아니라, 순서의 물음입니다.

정형외과 진료가 먼저인 경우

  • 삐끗하거나 부딪힌 뒤 몇 시간 안에 확 부어오른 경우
  • 다치지 않았는데 한쪽 무릎이 부으면서 만지면 뜨겁고 열이 함께 나는 경우
  • 걷다가 무릎에 힘이 쑥 빠져 주저앉는 일이 되풀이되는 경우
  • 부은 뒤로 그 다리에 몸무게를 싣지 못하는 경우

이때는 무릎을 다루는 일보다 확인이 앞섭니다.


물이 찼다는 말은 무릎이 물을 만들어 냈다는 뜻보다, 무릎 안쪽 사정이 물을 붙잡아 두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뺀 뒤에 남는 물음은 「또 차면 어쩌나」가 아니라 「무엇이 아직 물을 붙잡고 있나」입니다.

글: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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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