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는 멈춘 장면을 보고, 증상은 움직이는 동안 나타납니다
〈저는 진료실에서 이렇게 봅니다〉 · 11편 중 1번째
짧은 답
사진은 깨끗한데 그 자리가 여전히 뻑뻑합니다. 검사가 잘 보는 것은 모양이고, 증상은 대개 움직이는 동안 나타납니다. 그 차이를 세 가지로 나누어 봅니다.
사진은 깨끗하다고 합니다. 엑스레이도, 필요하면 MRI까지 찍었는데 뼈도 관절도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자리는 여전히 뻑뻑하고, 어떤 동작에서는 걸리고,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숨도 그렇습니다. 폐 사진도 정상, 산소 수치도 정상인데 숨이 얕고 답답합니다.
이럴 때 많은 분이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구조는 멀쩡하다는데, 그럼 저는 왜 이럴까요."
검사가 잘 보는 것은 '모양'입니다
많은 검사는 주로 모양을 봅니다. 그것도 아주 정확하게 봅니다. 있어야 할 것이 제자리에 있는가, 없어야 할 것이 생기지는 않았는가, 크기와 형태가 정상 범위인가. 이런 것을 재는 데 이만한 것이 없습니다. 뼈가 부러졌는지, 혹이 생겼는지, 혈관이 막혔는지 — 이런 '모양의 이상'은 검사가 가장 먼저, 가장 정확하게 찾아냅니다.
그런데 몸의 불편 가운데 상당수는 모양의 문제가 아닙니다. 부품은 멀쩡한데, 그 부품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어긋난 것입니다.
같은 관절이라도 제때 제 방향으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과, 모양은 같지만 뻣뻣하게 걸리며 움직이는 것은 다릅니다. 같은 폐라도 깊고 고르게 부풀었다 가라앉는 것과, 얕고 급하게 들썩이는 것은 다릅니다. 사진 한 장은 모양을 잡지만, 움직임은 놓칩니다. 움직임은 시간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한 장에 멈춰 세우면 사라집니다.
움직임에는 세 가지 얼굴이 있습니다
저는 그 '움직임'을 세 가지로 나누어 봅니다.
하나는 압력입니다. 몸 안에서는 늘 어딘가의 압력이 오르고 어딘가가 내려갑니다. 숨을 한 번 쉴 때마다 가슴과 배의 압력이 번갈아 바뀌고, 그 물결을 타고 혈액이 돌아오고 림프가 흐릅니다. 압력이 제대로 오르내리지 못하면, 부품이 다 멀쩡해도 몸은 "덜 돌고 있다"고 느낍니다.
둘은 탄성입니다. 조직은 눌리면 들어갔다가 놓으면 되돌아옵니다. 늘어났다 제자리로 오는 그 힘이 탄성입니다. 탄성이 무디어지면 같은 눌림에도 잘 되돌아오지 못하고, 회복도 더딥니다.
셋은 리듬입니다. 몸의 일은 대부분 때를 맞춰 일어납니다. 밤과 낮, 들숨과 날숨, 조였다 풀림. 그 리듬이 어긋나면, 각 부품은 제 기능을 해도 전체가 삐끗합니다.
압력, 탄성, 리듬. 이 셋은 모두 '움직임'이고, 표준검사는 대개 이 셋을 재지 않습니다.
검사가 틀린 것이 아닙니다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검사가 부족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검사 중에는 기능을 재거나, 시간을 두고 지켜보거나, 움직이는 동안을 담는 것도 있습니다. 다만 흔히 한 번 찍고 재는 검사들은 멈춘 장면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모양의 이상을 걸러내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고, 그 일은 검사가 가장 잘합니다. 큰 병은 대개 모양에서 먼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다만 검사가 "이상 없다"고 할 때, 그 말의 정확한 뜻은 "찾도록 되어 있는 모양의 이상은 없다"입니다. 그것은 "아무 일도 없다"와 같은 말이 아닙니다. 모양이 정상이어도 움직임은 어긋나 있을 수 있고, 몸은 그것을 불편으로 알려 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분을 볼 때, 무엇이 망가졌는가를 다시 찾기 전에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먼저 봅니다. 압력이 제대로 오르내리는지, 눌린 자리가 되돌아오는지, 리듬이 맞는지.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모두 그 '움직임'을 하나씩 들여다본 것입니다.
모양이 정상인데도 남아 있는 불편은, 대개 고장의 신호가 아니라 움직임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이어지는 편들은 그 보고서를 한 장씩 펴 보는 일입니다.
진료가 필요하신 경우
이 글이 자기 얘기 같으셨습니까?
진료 시간을 바로 고르시거나, 오시기 전에 여쭙고 싶은 것을 먼저 보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