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만성통증 클리닉

무릎은 끝까지 펴져야 쉽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무릎은 마지막까지 곧게 펴지면 뼈끼리 맞물려 고정되고, 그동안은 붙잡는 데 힘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굽어 있으면 고정되지 않아서, 가만히 서 있는 동안에도 무릎 둘레가 계속 일합니다. 무릎에서 마지막 몇 도가 하는 몫이 그만큼 큽니다.

바닥에 앉아 계시다가 일어서실 때, 한 손이 저절로 무릎으로 갑니다. 무릎을 짚고 한 번 밀어야 몸이 올라옵니다. 그러고도 곧게 선 자세가 되기까지 한 박자가 더 걸립니다.

그 한 박자는 무릎이 마지막까지 펴지는 시간입니다. 무릎에서는 그 마지막이 생각보다 큰 자리를 차지합니다.

곧게 선 무릎은 거의 일하지 않습니다

무릎을 끝까지 펴면 허벅지뼈와 정강이뼈가 마지막에 서로 조금 돌면서 맞물립니다. 맞물리고 나면 그 자세에서는 무릎이 잘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곧게 서 있는 동안에는 무릎을 붙잡는 데 힘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서 있는 자세는 무릎에게 쉬는 자세에 가깝습니다. 다만 끝까지 펴져 있을 때 그렇습니다.

조금 굽어 있으면 서 있는 것도 일이 됩니다

맞물리려면 끝까지 펴져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굽어 있으면 그렇게 고정되지 않습니다.

고정되지 않은 무릎은 누군가 붙잡고 있어야 합니다. 그 일을 허벅지 앞쪽 근육과 무릎 둘레의 힘줄과 인대가 맡습니다.

그래서 무릎이 조금 굽은 채로 서 있는 동안에는 움직이지 않아도 그 자리에 힘이 들어가 있습니다. 많이 걸어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 자세로 있는 동안에도 걸립니다.

굽히는 것보다 펴는 것이 힘듭니다

무릎이 힘들다고 하면 대개 굽히는 쪽을 떠올리십니다. 쪼그려 앉기, 계단, 비탈길.

그런데 굽힐 때는 몸무게가 그쪽을 거들어 줍니다. 무게는 원래 무릎을 굽히는 방향으로 걸려 있습니다. 펼 때는 그 무게를 그대로 이겨 내고 몸을 위로 밀어 올려야 합니다.

앉는 것보다 일어서는 것이 힘든 데에는 그런 사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일에서 가장 마지막에 오는 것이 무릎을 끝까지 펴는 몇 도입니다.

끝까지 펴지지 않는 것은 잘 모르고 지내십니다

무릎이 다 굽혀지지 않는 것은 본인이 아십니다. 양반다리가 안 되고, 쪼그려 앉기가 안 되니 알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펴지지 않는 것은 대개 모르고 지내십니다. 겉으로는 서 있고 걷고 있으니까요. 남은 몇 도는 거울에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 몇 도가 남아 있으면 무릎이 고정되지 않습니다. 서 있는 동안 내내 그 다리가 힘을 쓰고 있습니다.

걸음도 달라집니다. 무릎이 잘 펴지고 잘 굽는 동안 다리는 시계추처럼 앞뒤로 흔들리고, 그 흔들림이 걸음의 많은 몫을 대신해 줍니다. 흔들리는 몫이 줄면 그만큼을 걸음마다 힘으로 채워야 합니다. 오래 걷고 나면 무릎만이 아니라 다리 전체가 지친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굽은 채로 오래 있으면

무릎이 굽어 있는 동안에는 무릎 둘레의 힘줄과 인대 몇 가닥이 계속 당겨져 있습니다.

당기는 힘이 짧게 왔다 가는 것과 하루 종일 걸려 있는 것은 그 조직에 서로 다른 일입니다. 오래 걸려 있으면 그 조직이 견디는 힘이 떨어집니다.

한 가지 이유만 있지 않습니다

무릎 뒤쪽과 종아리가 짧아져 있을 때도 있고, 무릎 안쪽 사정 때문일 때도 있고, 골반이 놓인 자리 때문에 그 다리가 곧게 설 자리가 안 나올 때도 있습니다.

한 무릎에 이 중 둘이 함께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래서 하나를 정해 놓고 시작하기보다, 지금 이 무릎에서 어느 몫이 크게 걸려 있는지를 보는 편이 실제에 가깝습니다.

덜 펴지는 것과 다른 것들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은 무릎이 조금씩 덜 펴진 채로 지내는 이야기입니다. 아래는 그것과 다릅니다.

  • 무릎이 어느 자리에서 딱 걸려 더 움직이지 않고, 힘을 줘도 그 자리에서 풀리지 않을 때
  • 넘어지거나 접질린 뒤로 무릎이 부으면서 그 다리로 바닥을 딛지 못할 때
  • 다치지 않았는데 한쪽 무릎이 부으면서 만지면 뜨겁고 열이 함께 날 때

이럴 때는 정형외과 진료가 먼저입니다.


무릎을 끝까지 펴는 일은 크게 움직이는 일이 아닙니다. 마지막 몇 도, 옆에서 보아도 알아채기 어려운 만큼입니다.

그런데 그 몇 도에서 무릎이 맞물려 쉬느냐, 붙잡고 있느냐가 갈립니다. 하루 중에 서 있는 시간과 걷는 시간을 다 더하면 작은 차이가 아닙니다.

무릎이 얼마나 굽혀지는지는 대개 알고 계십니다. 얼마나 펴지는지는 재 보신 적이 없으실 것입니다.

글: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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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