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대사증후군 클리닉

혈압이 오르는 것이 노력일 때가 있습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고혈압의 대부분은 원인을 특정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원인이 밝혀진 쪽을 보면 한 가지 결이 보입니다. 어딘가로 피가 덜 갈 때 몸이 압력을 올려 그것을 메우려 한다는 것입니다.

"혈압이 왜 높은지는 아무도 말해 주지 않더라고요."

약은 받았는데 이유는 못 들으셨다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원인을 특정하지 못합니다

고혈압의 90% 이상은 원인을 하나로 짚지 못합니다. 콩팥이나 호르몬 쪽에 뚜렷한 원인이 있는 경우는 나머지 몇 퍼센트입니다.

이 말은 "이유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한 가지로 좁혀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여러 조건이 함께 밀어 올린 결과라서 하나를 지목할 수 없는 것입니다.

원인이 밝혀진 쪽에서 실마리가 나옵니다

그런데 원인을 특정할 수 있는 쪽을 보면 한 가지 결이 보입니다.

오래된 실험이 있습니다. 콩팥으로 가는 동맥을 좁혔더니 혈압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다른 큰 동맥을 좁혔을 때는 오르지 않았습니다. 콩팥이 자기에게 오는 피가 줄었다는 것을 감지하고 전신의 압력을 올리는 쪽으로 신호를 보낸 것입니다.

여기서 읽을 것이 있습니다. 혈압이 오른 것이 고장이 아니라 조정이었다는 점입니다. 콩팥 입장에서는 자기 몫의 피를 확보하려는 일이었습니다.

어딘가를 지키려는 압력

이 그림으로 보면 혈압을 달리 읽게 됩니다.

혈압은 피를 밀어 보내는 힘입니다. 그러니 어딘가로 피가 덜 가고 있으면 몸은 그 힘을 올려서라도 보내려 합니다. 굳은 혈관 때문에 오르기도 하지만, 보내야 할 곳에 덜 가고 있어서 오르는 몫도 있습니다.

뇌에 대해서도 비슷한 일이 있는 것 아니냐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쪽은 아직 가설 단계이고, 연구자들 자신이 그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건에 따라 움직입니다

혈압이 조정이라면 조건이 바뀔 때 따라 움직여야 합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기온이 10도 내려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이 6mmHg 가까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이때 심장이 더 세게 뛰어서가 아니라 말초의 저항이 올라가서 그렇게 됩니다. 피부 쪽 혈관을 조여 열을 지키는 일이 곧 전신 압력을 올리는 일이 됩니다.

여름과 겨울의 혈압이 다르고, 아침과 밤이 다르고, 잠을 설친 날이 다른 것도 같은 결입니다. (몸은 정확하게 맞추지 않습니다)

그래도 약은 임의로 조절하지 마십시오

여기서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 이야기는 약을 줄이거나 끊어도 된다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높은 압력이 오래 이어지면 혈관과 콩팥과 심장에 부담이 쌓입니다. 그것을 낮춰 두는 일은 그것대로 필요합니다. 약은 처방하신 곳의 판단을 따르십시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그것과 별개로 볼 자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진료실에서 제가 보는 것

저는 숫자 하나보다 언제, 어떤 조건에서 오르내리는지를 봅니다. 어느 계절에 심한지, 하루 중 언제가 다른지, 잠을 어떻게 주무시는지를 묻습니다.

그리고 어딘가로 피가 덜 가고 있지는 않은지를 함께 봅니다. 손발이 유난히 찬지, 오래 앉아 계신지, 목과 어깨가 굳어 있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압력을 낮추는 일과 흐름을 돕는 일은 다른 일이기 때문입니다.

진료가 먼저인 경우

혈압이 갑자기 크게 오르면서 심한 두통이나 가슴 통증, 숨참, 시야 변화가 함께 온다면 —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곧바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이 글이 자기 얘기 같으셨습니까?

진료 시간을 바로 고르시거나, 오시기 전에 여쭙고 싶은 것을 먼저 보내실 수 있습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