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만성통증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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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이 저리고 쥐가 자주 나는데 검사는 정상이라면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글 · 의료 내용 확인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검사는 정상인데 왜 손발이 저리고 밤마다 쥐가 날까요? 숨을 과하게 쉬어 이산화탄소가 줄면 이온화 칼슘과 신경·근육의 흥분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한쪽 저림이나 힘 빠짐은 응급 진료가 먼저입니다.

손발이 자주 저리고, 밤에 종아리에 쥐가 납니다.

이런 분들은 대개 큰 병을 걱정하며 병원을 찾으십니다. 그런데 신경 검사도, 혈액 검사도 정상으로 나옵니다. 마그네슘을 챙겨 드셔도 오래 가지 않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면 "예민하신 것"이라는 말을 듣고 돌아오십니다.

이럴 때 저는 신경과 근육이 잠겨 있는 몸의 화학적 환경부터 봅니다. 저린 손발이나 쥐가 나는 종아리는 그다음입니다.

왜 저리고 왜 경련하는가

신경과 근육이 얼마나 쉽게 흥분하는지는, 그 세포 바깥의 이온 농도에 크게 좌우됩니다. 그중에서도 이온화된 칼슘이 중요합니다. 이 칼슘은 신경과 근육막의 문턱을 지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온화 칼슘이 낮아지면 문턱이 낮아지고, 작은 자극에도 신경이 쉽게 발화하고 근육이 제멋대로 수축합니다. 저림과 경련은 이 흥분성이 올라갔다는 신호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이온화 칼슘은 혈액 검사에 흔히 찍히는 '총 칼슘' 수치와 다릅니다. 총 칼슘은 정상인데 이온화된 칼슘만 낮아져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검사는 정상인데 저림은 계속됩니다.

이온화 칼슘을 낮추는 흔한 원인

이온화 칼슘을 조용히 낮추는 원인 중에 제가 자주 마주치는 것이 호흡입니다.

긴장하거나 불안할 때, 혹은 오래된 습관으로 숨을 조금씩 과하게 쉬면 몸에서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갑니다. 그러면 혈액이 살짝 알칼리 쪽으로 기울고, 알칼리 환경에서는 칼슘이 단백질에 더 많이 달라붙어 이온화된 칼슘이 줄어듭니다. 손끝·발끝·입 주위가 저리고, 손가락이 뻣뻣해지고, 밤에 쥐가 잘 나는 사람 중 상당수가 이 경로 위에 있습니다. 숨이 가쁜데 산소포화도는 정상인 그 상태와 뿌리가 같습니다.

호흡성 알칼리증이 이온화 칼슘을 낮추고 신경근 흥분성을 높인다는 것은 교과서에 실린 내용입니다.

이 저림과 경련은 '칼슘 부족' 하나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호흡이라는 축이 조금 무너지면 몸의 산-염기 환경이 흔들리고, 그 화학적 변화가 신경과 근육의 흥분성으로 번지는 연쇄로 봅니다. 그래서 칼슘 한 가지만으로는 오래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숨을 되돌리고 흥분을 가라앉힙니다

저는 두 가지를 같이 봅니다.

첫째, 숨을 되돌립니다. 자기도 모르게 얕고 빠르게, 혹은 자주 크게 몰아쉬는 습관이 있는지 살핍니다. 이 호흡을 천천히 가라앉히면 이산화탄소가 제자리를 찾고, 알칼리 쪽으로 기울었던 환경이 돌아옵니다. 이것만으로 저림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분들이 있습니다.

둘째, 흥분성이 올라간 몸을 안정시킵니다. 여기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오래 예민해진 신경과 근육은 하루아침에 진정되지 않습니다. 진료실을 떠난 시간에도 몸의 긴장을 낮추고 환경을 다독이도록 돕는 것 — 한약이 맡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몸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 안정을 되찾도록 옆에서 미는 방식입니다.

병원에 먼저 가야 하는 경우

다만 저림과 경련에는 반드시 감별해야 할 원인들이 있습니다. 한쪽 팔다리에만 갑자기 오는 저림, 힘이 빠지는 마비,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함께 온다면 지체 없이 응급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당뇨로 인한 신경 손상, 목·허리 디스크의 신경 압박, 갑상선이나 부갑상선 문제, 신장 기능 이상도 저림과 경련을 만듭니다. 이런 것들은 먼저 확인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쥐 쪽은 갈래가 또 있습니다

이 글은 숨과 몸의 산-염기 환경이라는 갈래를 다뤘습니다. 그런데 쥐는 이 갈래 하나로만 나지 않습니다.

근육이 놓인 칸의 압력, 근육을 푸는 데 드는 에너지, 그리고 근육을 부리는 신경 쪽에서 기우는 경우가 각각 따로 있습니다. 그쪽은 종아리에 쥐가 나는 이유는 하나가 아닙니다에 적어 두었습니다.

구조가 멀쩡한 것과 환경이 편한 것은 다릅니다

검사가 정상이라는 것은 구조가 멀쩡하다는 뜻입니다. 신경이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는지는 그 검사가 재지 않습니다. 저림은 대개 후자의 이야기이고, 그건 예민함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어디서부터 치우쳤는지를 찾는 것이 그다음 일입니다.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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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몸을 돌려놓는 한약》 ·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84편

이력 펼쳐보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몸을 다층으로 보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 돌아오는 힘(회복 탄력성)을 살피며, 적응이 안 될 때는 몸 안의 환경 쪽을 손대는 것 — 이 세 관점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 《검사 밖의 몸》(2026), 《몸을 돌려놓는 한약》(2026) 세 권을 썼습니다. 첫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두 번째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세 번째 책은 그 몸이 어디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자율신경, 만성 대사성 질환, 만성 통증, 여성의 몸, 아이와 청소년, 노년기, 낫지 않는 병의 일곱 갈래로 봅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