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요변성 추나 · 체형교정
칼럼 최종 수정

늘어났다 되돌아오는 힘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스트레칭을 해도 금세 다시 뻣뻣해지시나요. 탄성은 잘 늘어나는 힘이 아니라, 눌렸다 되돌아오는 힘입니다. 이 되돌아오는 힘은 폐·동맥·피부 등 여러 자리에 있고, 무르거나 뻣뻣해지면 그 왕복이 작아집니다.

손등의 살을 살짝 집었다 놓아 보십시오. 젊은 사람의 살은 놓는 순간 제자리로 팍 돌아옵니다. 나이가 들면 그 돌아오는 속도가 느려져, 집었던 자국이 잠깐 남았다가 펴집니다. 병원에서 탈수를 볼 때 쓰는 아주 오래된 방법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돌아오는 힘'을 몸을 읽는 중요한 창으로 봅니다. 그리고 이것이 손등뿐 아니라 몸속 거의 모든 자리에 있다는 점이, 공부할수록 흥미로웠습니다.

탄성은 '잘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흔히 탄성을 잘 늘어나는 성질로 생각합니다.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탄성의 핵심은 늘어나는 데 있지 않고, 늘어났다가 원래대로 되돌아오는 데 있습니다.

고무줄이 좋은 고무줄인 이유는 잘 늘어나서가 아니라, 늘였다 놓으면 정확히 제 길이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축 늘어져 돌아오지 않는 고무줄은 늘어나기는 잘해도 쓸모가 없습니다. 몸의 조직도 같습니다. 압력을 받아 잠깐 변형되었다가, 압력이 사라지면 원래의 장력으로 되돌아오는 것 — 그 왕복이 탄성입니다.

한 가지 성질이 여러 자리에 있습니다

이 되돌아오는 힘은 한곳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숨을 들이쉬면 폐가 부풀고, 내쉴 때는 그 폐가 스스로 오그라들며 공기를 밀어냅니다. 내쉬는 숨의 상당 부분은 근육이 미는 것이 아니라 폐가 늘어났다 되돌아오는 힘으로 이루어집니다. 심장이 피를 뿜을 때마다 큰 동맥은 잠깐 부풀었다가 되돌아오며 그 피를 앞으로 밀어 줍니다. 배도 그렇습니다. 숨을 쉴 때 배가 나왔다 들어가는 것은 복벽이 압력을 받았다 되돌려 주는 일입니다.

폐, 동맥, 복벽, 방광, 관절을 싸는 막, 그리고 피부. 서로 멀리 떨어져 있고 하는 일도 다르지만, 이들은 같은 한 가지 성질을 나눠 갖고 있습니다. 압력을 받아 늘어났다 되돌아오는 힘. 저는 이것을 각각 다른 병으로 보지 않고, 한 성질이 여러 자리에서 드러나는 것으로 봅니다.

무를 때와 뻣뻣할 때, 둘 다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 힘은 두 방향으로 흐트러집니다.

하나는 너무 물러지는 쪽입니다. 늘어나기만 하고 되돌아오는 힘이 약하면, 압력을 받아도 저장했다가 돌려주지 못합니다. 아이를 낳은 뒤 배가 예전처럼 잘 안 들어가는 것이 이 자리에 가깝습니다. 흔히 "힘이 없다"고 표현하지만, 정확히는 힘의 문제가 아니라 되돌리는 힘의 문제입니다.

다른 하나는 너무 뻣뻣해지는 쪽입니다. 이번에는 아예 잘 늘어나질 않습니다. 늘어나야 저장하고 되돌려 줄 텐데, 애초에 늘어나지 못하니 그 왕복이 작아집니다. 나이가 들며 조직이 조금씩 뻣뻣해지는 것, 그리고 방광이 뻣뻣해져 조금만 차도 급하게 마려운 것이 여기에 가깝습니다.

무른 것과 뻣뻣한 것은 반대처럼 보이지만, 결과는 닮아 있습니다. 둘 다 압력을 받았다 되돌려 주는 왕복이 작아진 상태입니다.

늘어날 때 지나온 길과, 되돌아올 때 지나는 길

사진 한 장은 모양만 잡습니다

여기서 이 책이 계속 하는 이야기와 만납니다.

크기와 모양을 재는 검사는 이 되돌아오는 힘을 보기 어렵습니다. 탄성은 멈춰 있는 상태가 아니라 움직이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한 장은 폐의 모양을 보여 주지, 그 폐가 되돌아오는 힘까지 보여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구조는 정상"이라는 말과 "예전만큼 가볍지 않다"는 느낌이 나란히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조직 속 탄성 섬유, 특히 엘라스틴이라는 단백질의 성질로 잘 설명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여러 자리의 되돌아오는 힘을 하나의 성질로 묶어 보는 것은, 제가 진료실에서 몸을 읽어 온 방식입니다.

되돌리는 힘은 다시 기를 수 있습니다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되돌아오는 힘이 더디어졌다고 해서, 그것으로 끝은 아닙니다.

이미 오래 뻣뻣해진 자리는 예전만큼 돌아오기 어렵지만, 몸의 많은 조직은 쓰고 움직이는 만큼 이 힘을 다시 얼마간 기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분께 굳은 자리를 억지로 늘리기보다, 되돌아오는 왕복을 조금씩 넓혀 가는 쪽을 봅니다. 급하게 붓고 열이 나며 아픈 것은 이 이야기와 다른 문제이니, 그때는 먼저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다시 손등을 집었다 놓아 보십시오. 그 잠깐의 왕복 안에, 몸이 압력을 견디고 되돌아오는 힘의 전부가 들어 있습니다.

검사가 "이상 없다"고 한 뒤에도 몸이 예전 같지 않다면, 그것은 어딘가 망가졌다는 신호가 아니라 되돌아오는 힘이 더디어졌다는 몸의 보고서일 때가 많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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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29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과 《검사 밖의 몸》(2026) 두 권을 썼습니다. 앞의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뒤의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