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어깨만 자꾸 결린다면
짧은 답
왜 한쪽 어깨만 반복해서 결리고, 풀어도 다시 뻣뻣해질까요? 가방·마우스·앉는 자세처럼 한쪽에 쌓이는 부담이 같은 조직을 계속 긴장시킬 수 있습니다.
"늘 오른쪽만 결려요. 왼쪽은 멀쩡한데."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대개 한 가지를 더 덧붙이십니다. "풀고 나면 좀 낫다가, 며칠이면 또 그 자리예요."
두 가지가 함께 나온다는 것이 실마리입니다.
왜 하필 한쪽인가
몸은 좌우가 똑같이 쓰이지 않습니다. 가방을 메는 쪽, 기대 앉는 쪽, 마우스를 잡는 쪽, 전화를 받는 쪽 — 하루에도 수백 번 같은 쪽이 조금 더 일합니다.
한 번의 차이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그 차이가 몇 년치로 쌓일 때입니다. 더 많이 쓴 쪽의 조직은 더 오래 긴장한 상태로 있었고, 긴장한 채로 오래 있은 조직은 그 상태에 맞춰 뻑뻑해집니다.
그래서 결리는 곳은 약한 쪽이 아니라 오래 버틴 쪽인 경우가 많습니다.
굳은 조직은 스스로 물러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근육에는 가만두면 뻑뻑해지고, 알맞게 움직여 주면 부드러워지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것을 요변성이라고 부릅니다. (뼈를 꺾지 않는 추나 — 요변성 추나의 원리)
뻑뻑하다고 조직이 상한 것은 아닙니다. 지금 그 상태에 자리를 잡았을 뿐입니다. 자리를 잡았으면 다시 풀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며칠이면 돌아올까
여기가 핵심입니다.
풀린 상태는 저절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요변성이란 원래 그런 성질입니다 — 자극을 주면 물러지고, 두면 다시 뻑뻑해집니다.
그러니 풀어 놓은 어깨가 며칠 뒤 돌아와도 치료가 안 된 게 아닙니다. 조직이 원래 그렇게 생겼고, 무엇보다 그 어깨를 굳힌 하루가 그대로입니다.
같은 쪽으로 가방을 메고, 같은 자세로 앉고, 같은 쪽 팔로 일합니다. 풀어 놓아도 그 하루가 다시 굳힙니다.
어깨만 풀어서는 며칠뿐입니다
결리는 어깨만 풀면 며칠이 갑니다. 그 어깨에 부담을 몰아주는 구조를 함께 보면 그 며칠이 늘어납니다.
몸은 층층이 얹혀 있습니다. 아래가 한쪽으로 앉으면 그 위에서 어깨가 균형을 잡느라 계속 일합니다. 그 어깨는 게을러서 결리지 않습니다. 제 몫보다 더 해서 결립니다.
그래서 저는 결리는 자리를 풀고 나서, 그 자리에 부담을 보내고 있는 곳을 함께 찾습니다. 그리고 풀린 상태가 더 오래 가도록 자세와 움직임을 같이 잡습니다. (교정이 자꾸 돌아온다면 — 유지 관리가 치료의 절반)
한쪽만 결리는 것은 그 어깨의 잘못이 아닙니다. 몇 년치 습관이 한쪽에 쌓인 결과입니다.
쌓이는 데 몇 년이 걸렸으니 푸는 데도 몇 번이 걸립니다. 다만 방향만 맞으면, 돌아오는 간격은 점점 넓어집니다.
참고한 자료
- 자극을 준 근육은 저항이 줄고, 쉬면 다시 뻣뻣해집니다 — 사람 손목에서 확인한 것입니다 — The Journal of Physiology, 2001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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