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난치질환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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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지 않는 병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 기전부터 다시 보는 이유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글 · 의료 내용 확인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여러 병원을 다녔는데도 왜 낫지 않을까요? 오래된 증상은 여러 부담이 시간에 따라 겹친 경우가 있어 검사 결과·복용약·변화 경로를 함께 살핍니다. 기존 치료는 임의로 중단하지 않습니다.

여러 병원을 다녔는데도 낫지 않는다면, 문제는 치료가 아니라 "무엇을 보고 있느냐"일 수 있습니다.

오래된 병일수록 지금 겉으로 드러난 증상만 쫓으면 답이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난치성 질환을 진료할 때, 증상 목록을 다시 나열하는 대신 그 병이 어떤 순서를 밟아 왔는지부터 되짚습니다. 왜 그렇게 하는지, 그리고 그게 치료에서 무엇을 바꾸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왜 "낫지 않는 병"이 생길까요

한 가지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몸은 그 위에 두 번째, 세 번째 문제를 쌓아 올립니다. 처음엔 순환의 문제였다가 시간이 지나며 조직의 변화로 굳어지고, 거기에 소화·수면·자율신경의 흐트러짐이 겹칩니다. 그래서 오래된 병은 원인 하나가 아니라 겹겹이 쌓인 부담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비유가 아닙니다. 오래 이어진 부담이 신경·내분비·면역·대사에 걸쳐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은 숫자로 재어 왔고, 만성질환을 가진 분들에게서 그 지표가 실제로 높게 나옵니다. 통증 쪽에서는 더 분명합니다. 같은 자극이 반복되면 신경 자체가 예민해져, 처음 다친 자리가 아물어도 통증이 남고 번집니다.

이런 상태에서 맨 위층의 증상만 치료하면, 잠시 나아졌다가 아래층의 문제가 다시 올라옵니다. "치료할 때만 잠깐 좋아진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기전부터 다시 봅니다

저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질병의 기전을 연구했습니다. 그 배경으로, 난치성 질환일수록 병이 걸어온 길 전체를 다시 그려봅니다.

  • 어디서 처음 조절이 무너졌는가
  • 그 위에 무엇이 순서대로 쌓였는가
  • 맨 위층에서 힘든 증상은 그중 어디에 뿌리를 두는가

같은 진단명을 받은 두 사람이라도 걸어온 길이 다르면 치료의 출발점도 다릅니다. 이 지도를 먼저 그려야, 어느 층부터 손대야 할지가 보입니다.

어디까지 도울 수 있는지부터 짚습니다

오래된 병 앞에서 저는 먼저, 지금 상태에서 한방 치료가 손을 댈 수 있는 자리가 어디까지인지를 짚어 드립니다. 도움이 어렵다고 판단하면 그렇게 말씀드리고, 필요한 검사나 다른 진료를 먼저 권합니다.

막연한 기대도, 지레 포기도 아닌 — 근거 있는 방향을 함께 잡는 것. 그것이 오래된 병 앞에서 할 수 있는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방문 전 준비하시면 좋은 것

  • 그동안 받은 검사 결과지(가능한 시간 순서대로)
  • 현재 복용 중인 약 목록
  • 증상이 언제 어떻게 시작되고 변해왔는지에 대한 간단한 메모

이 자료가 있으면 병이 걸어온 길을 훨씬 정확하게 그릴 수 있습니다. 기존에 받고 계신 치료는 중단하지 마시고, 그 위에서 무엇을 더할 수 있을지 함께 상의하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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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몸을 돌려놓는 한약》 ·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84편

이력 펼쳐보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몸을 다층으로 보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 돌아오는 힘(회복 탄력성)을 살피며, 적응이 안 될 때는 몸 안의 환경 쪽을 손대는 것 — 이 세 관점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 《검사 밖의 몸》(2026), 《몸을 돌려놓는 한약》(2026) 세 권을 썼습니다. 첫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두 번째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세 번째 책은 그 몸이 어디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자율신경, 만성 대사성 질환, 만성 통증, 여성의 몸, 아이와 청소년, 노년기, 낫지 않는 병의 일곱 갈래로 봅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