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소아청소년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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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에 새로 겪는 일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글 · 의료 내용 확인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여드름, 옷에서 나는 냄새, 매달 며칠의 복통 — 한두 해 사이에 없던 일이 왜 한꺼번에 몰려올까요? 실은 한꺼번이 아닙니다. 부신은 생식샘보다 몇 해 먼저 켜지고, 생리통은 초경보다 한두 해 늦게 옵니다. 사춘기는 한 번에 올라가는 스위치가 아닙니다. 틱이 갑자기 시작되며 다른 신경 증상이 함께 오면 소아신경과, 매달 학교를 못 갈 만큼 아픈 생리통은 산부인과가 먼저입니다.

여드름이 올라오고, 옷에서 전에 없던 냄새가 나고, 매달 며칠은 배가 아파 아무것도 못 합니다. 한두 해 사이에 없던 일이 여러 개 늘어납니다.

이 일들은 시작된 시각이 저마다 다릅니다. 어떤 것은 몇 해 전에 시작되어 이제야 눈에 띄고, 어떤 것은 초경보다 한두 해 늦게 옵니다. 사춘기는 어느 날 한 번에 올라가는 스위치가 아닙니다.

부신에도 사춘기가 있습니다

신장 위에 모자처럼 얹혀 있는 부신이 생식샘 쪽보다 몇 해 먼저 켜집니다. 이것을 부신 사춘기라고 부릅니다.

부신의 겉껍질(부신피질) 가운데 안쪽 층이 자리를 잡으면서 DHEAS라는 약한 남성호르몬 계열 물질이 조금씩 늘어납니다. 이르면 3~4살 무렵에 시작해 10대 후반까지 계속 올라갑니다. 그리고 이 흐름은 생식샘 쪽 사춘기와 따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겉으로 사춘기라고 부를 만한 것이 보이기 전에, 아이의 몸에서는 이미 몇 해째 무언가가 바뀌고 있었습니다.

냄새와 피부가 먼저 달라집니다

부신에서 올라온 이 물질이 겉으로 먼저 드러나는 곳 가운데 하나가 피부입니다. 여기서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같습니다.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에는 아포크린 땀샘이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있지만 그동안 일을 하지 않다가 이 무렵 발달합니다. 어른의 몸에서 나던 냄새가 이때부터 아이에게 나기 시작하는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씻는 횟수가 줄어서가 아닙니다.

같은 물질이 피지선에도 작용합니다. 기름이 늘고 모공 안쪽에 좁쌀 같은 것(면포)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얼굴빛이 달라졌다는 말이 이 나이에 나오는 까닭도 여기 있습니다.

생리통은 초경과 함께 오지 않습니다

여자아이에게는 시차가 하나 더 있습니다.

초경을 하고 한동안은 그럭저럭 지나가다가, 한두 해 뒤부터 매달 며칠을 앓는 아이가 있습니다. 부모가 보시기에는 없던 일이 뒤늦게 생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작되는 시점이 원래 그렇습니다. 일차성 생리통은 대개 초경 뒤 2년 이내, 배란이 있는 주기가 자리를 잡을 무렵부터 시작됩니다.

떨어져 나가는 자궁내막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이 나오고, 이 물질이 자궁 근육을 조이면 자궁의 혈류가 줄면서 아파집니다. 그 순서가 갖춰지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초경이 곧 생리통은 아니고, 안 아프던 아이가 나중에 아파지는 일도 순서를 따라온 것입니다. 십 대의 심한 생리통 이야기에서 더 다뤘습니다.

앞서 있던 것이 이 무렵 두드러지기도 합니다

새로 생기는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코를 훌쩍이거나 목에서 소리를 내는 것, 이 그렇습니다. 시작은 사춘기가 아니라 그 앞입니다. 대개 3살에서 9살 사이에 시작되고, 9살에서 11살 무렵에 가장 심합니다. 이 나이에 처음 눈에 띄었다면 그때 생겼다기보다 그전부터 있던 것이 더 보이게 된 경우일 수 있습니다.

틱은 하루 사이에도, 몇 주 사이에도 늘었다 줄었다 합니다. 무엇 때문에 늘고 주는지는 아직 미리 알기 어렵습니다. 심해진 날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되짚게 되지만, 늘고 주는 것 자체가 이 증상의 성질입니다.

그 뒤가 어떻게 되는지를 두고 오래 알려진 말이 있습니다. 몇 달이면 없어진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새로 틱이 시작된 아이들을 몇 해 따라가 본 자료는 그 말을 그대로 받쳐 주지 않습니다. 이후 5~10년을 틱이 아주 없는 상태로 지내는 아이는 3명 가운데 1명 정도였습니다.

그렇다고 앞날을 나쁘게 볼 일은 아닙니다. 없어졌느냐 남았느냐는 이 증상을 읽는 축이 아닙니다. 늘었다 줄었다 하는 것이 원래 성질이어서, 좋아진 날과 나빠진 날을 그때그때 이어 붙이면 방향이 잘못 읽힙니다.

그래서 손을 대는 기준을 따로 둡니다. 아이가 많이 힘들어하거나 학교생활과 또래 관계에 실제로 지장이 될 때입니다. 남아 있는 것과 손을 대야 하는 것은 서로 다른 축입니다.

먼저 다른 곳을 확인해야 하는 때

틱이 며칠 사이에 갑자기 시작되면서 다른 신경 증상이 함께 왔을 때, 늘었다 줄었다 하는 파동 없이 세기와 횟수가 늘기만 할 때, 경련이나 힘 빠짐이 함께 있을 때, 그리고 틱 자체가 아이를 다치게 할 때 — 소아신경과가 먼저입니다.

생리통에도 미루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해마다 눈에 띄게 심해지거나, 생리 기간이 아닌 때도 아프거나, 생리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주기 사이에 출혈이 있을 때. 그리고 매달 학교를 못 갈 만큼 아플 때 — 산부인과가 먼저입니다.


사춘기에 새로 겪는 일들은 켜지는 곳마다 시각이 달라서 생깁니다. 그 순서를 알고 나면 무엇이 그 나이를 따라온 일이고 무엇이 순서에서 벗어난 일인지가 갈립니다.

이 또래는 잠과 식사가 함께 무너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나만 따로 떼어 보지 않고 그 무렵 전체를 함께 봅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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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몸을 돌려놓는 한약》 ·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84편

이력 펼쳐보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몸을 다층으로 보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 돌아오는 힘(회복 탄력성)을 살피며, 적응이 안 될 때는 몸 안의 환경 쪽을 손대는 것 — 이 세 관점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 《검사 밖의 몸》(2026), 《몸을 돌려놓는 한약》(2026) 세 권을 썼습니다. 첫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두 번째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세 번째 책은 그 몸이 어디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자율신경, 만성 대사성 질환, 만성 통증, 여성의 몸, 아이와 청소년, 노년기, 낫지 않는 병의 일곱 갈래로 봅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