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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흔들리면 몸도 같이 흔들린다면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의료 감수 허지영 대표원장

"기분이 오르내리면 몸도 같이 오르내려요. 제가 유별난 걸까요."

아닙니다. 몸이 원래 그렇게 붙어 있습니다.

심장이 먼저 뜁니다

한 가지만 떠올려 보십시오. 놀랐을 때, 심장이 먼저 뛰었습니까 아니면 "놀랐다"고 생각하고 나서 뛰었습니까.

먼저 뜁니다. 생각은 나중입니다.

감정을 다루는 자리와 심장·소화·호흡을 조절하는 자리가 같은 회로를 씁니다. 그래서 감정이 움직이면 몸이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거의 동시에 같이 움직입니다.

화가 나면 얼굴이 달아오르고, 긴장하면 배가 아프고, 서러우면 목이 멥니다. 이건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회로가 하나라서 그렇습니다. (긴장하면 배가 아픈 사람)

그런데 이 길은 위아래로 다 다닙니다

여기가 중요합니다.

마음에서 몸으로만 가는 게 아닙니다. 몸에서 마음으로 올라가는 쪽이 오히려 더 굵습니다.

심장이 빨리 뛰고 있으면 뇌는 그 정보를 받습니다. 그리고 "뭔가 일이 있구나"라고 읽습니다. 실제로는 커피 때문일 수도, 잠을 못 자서일 수도 있는데요. 그러면 불안이 실제로 올라옵니다.

그래서 이렇게 됩니다. 몸이 흔들려서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마음이 약해서라고 오해합니다.

잠을 못 잔 날 별것 아닌 일에 욱하는 것, 배가 고플 때 예민해지는 것 — 마음이 나빠진 게 아닙니다. 올라가는 신호가 달라진 겁니다.

그래서 어느 쪽에서 손대도 됩니다

고리라서 그렇습니다.

마음이 편해지면 몸이 가라앉고, 몸이 가라앉으면 마음도 따라옵니다. 어느 쪽 문이든 열리는 쪽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그리고 오래 아프신 분들은 대개 몸 쪽 문이 열기 쉽습니다. 마음을 다잡으라는 말은 수십 번 들으셨을 테고, 그게 되면 벌써 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잠을 잡거나 소화를 잡으면, 올라가는 신호가 달라지면서 마음도 같이 가라앉습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는

감정을 다스리려 하지 않습니다. 그건 제 자리도 아니고, 대개 그쪽이 원인도 아닙니다.

올라가는 신호를 봅니다. 잠, 소화, 심장의 리듬. 여기가 잡히면 뇌로 올라가는 소리가 잦아듭니다. (잠은 재우는 것이 아니라 스위치를 넘기는 일입니다)

다만 기분이 오래 가라앉아 있거나,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가 몇 주째라면 순서가 다릅니다. 그건 그쪽 진료를 함께 받으시는 게 맞습니다.


감정이 흔들릴 때 몸이 같이 흔들리는 것은 유별난 게 아닙니다.

같은 길을 쓰기 때문이고, 그 길은 몸 쪽에서도 열립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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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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