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에도 부작용이 있습니다 — 감초 이야기
"한약은 자연에서 온 거라 부작용이 없죠?"
저는 이 질문에 "네"라고 답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답하는 것이 환자분께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한약재 가운데 순하다고 알려진 감초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한약 처방의 절반 이상에 들어가고, 사탕이나 음료에도 쓰이는 그 감초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글에서 감초가 어떻게 사람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말씀드릴 것입니다.
이상하게 들리실 수 있습니다. 자기가 쓰는 약의 위험을 왜 굳이 말하는가.
위험을 아는 사람만이 안전하게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초가 정말 하는 일
감초는 "순하게 조화시키는 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감초는 과민해진 반응을 가라앉히는 약입니다.
몸의 어딘가가 놀란 상태로 굳어 있을 때 — 신경이 필요 이상으로 발화하고, 점막이 과하게 반응하고, 근육이 갑자기 조여들 때 — 감초는 그 급한 반응을 눅여 줍니다.
흥미로운 것은 작용이 꽤 빠를 때가 있다는 점입니다. 감초의 주요 성분은 몸속에서 대사를 거쳐야 활성화됩니다. 이론대로라면 시간이 걸려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빠르게 편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그 이유를 이렇게 이해합니다. 감초는 혈액을 타고 온몸에 퍼지기 전에, 닿는 자리에서 먼저 일합니다. 점막에 닿은 그 자리에서 과민한 세포들이 물질을 쏟아 내는 것을 막습니다. 온몸을 거칠 필요가 없으니 빠릅니다.
그런데 바로 그 감초가
이제 본론입니다.
감초에는 글리시리진이라는 성분이 있습니다. 단맛을 내는 그 성분입니다. 이 성분은 몸에서 한 가지 효소의 일을 방해합니다.
그 효소는 원래 코티솔이라는 호르몬을 제때 꺼 주는 일을 합니다. 코티솔은 필요할 때 쓰고 곧 꺼야 하는 호르몬입니다. 그런데 감초가 그 스위치를 방해하면, 코티솔이 예정보다 오래 켜져 있게 됩니다.
오래 켜진 코티솔은 신장에서 엉뚱한 일을 합니다. 나트륨과 물을 붙잡고, 칼륨을 내보냅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생깁니다.
| 몸에서 벌어지는 일 | 겉으로 나타나는 것 |
|---|---|
| 나트륨과 물이 쌓인다 | 붓는다, 혈압이 오른다 |
| 칼륨이 빠져나간다 | 기운이 없다, 근육에 힘이 빠진다 |
| 칼륨이 더 빠지면 |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진다 |
마지막 줄이 중요합니다. 칼륨은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는 데 반드시 필요합니다. 심하게 모자라면 부정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순하다고 알려진 약이, 오래 많이 쓰면 심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가설이 아니라 잘 밝혀진 사실입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진짜 이유
여기서 제가 겁내는 상황이 하나 있습니다.
앞선 글에서 오래된 설사를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설사가 오래되면 물과 함께 칼륨이 빠져나갑니다. 이미 칼륨이 모자란 상태입니다.
이런 분에게 감초가 든 약을 오래 쓰면 어떻게 될까요. 칼륨이 더 빠집니다. 이미 낮은 것이 더 낮아집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자신도 한때 감초가 전해질을 안정시켜 주리라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공부를 더 하면서 그 생각이 반대 방향으로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감초는 칼륨을 지켜 주는 약이 아닙니다. 칼륨을 내보내는 쪽입니다.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은 유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확인하지 않으면 환자가 다칩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 제가 하는 일
한약을 지어 드리기 전에 제가 확인하는 것들입니다.
혈압약을 드시는지 여쭙습니다. 특히 소변을 늘리는 이뇨제를 드시는 분은 이미 칼륨이 낮을 수 있습니다.
심장약, 부정맥약을 드시는지 여쭙습니다. 칼륨이 낮아지면 이 약들의 위험이 커집니다.
설사나 구토가 오래되었는지 여쭙습니다. 이미 잃은 상태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얼마나 오래 드실 약인지 정합니다. 짧게 쓰는 것과 몇 달 쓰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다음 증상이 생기면 바로 알려 달라고 말씀드립니다.
- 얼굴이나 다리가 붓는다
- 혈압이 평소보다 오른다
- 기운이 유난히 빠지고 근육에 힘이 없다
-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맥이 고르지 않다
이것들은 "몸이 좋아지는 과정"이 아닙니다. 명현 반응이라고 부르며 참고 견디실 일이 아닙니다. 약을 멈추고 연락 주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감초를 쓰지 말아야 하는가
아닙니다. 저는 감초를 씁니다. 자주 씁니다.
위험은 성분 자체가 아니라 양과 기간과 그 사람의 상태에서 나옵니다. 짧게, 적절한 양으로, 맞는 분에게 쓰면 감초는 좋은 약입니다.
이것이 제가 다른 글에서 말씀드린 이야기와 이어집니다. 간에 부담을 주는 것은 '한약'이라는 범주가 아니라, 특정 물질이 특정 농도로 특정 시간 동안 들어올 때입니다. 감초도 같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감초는 사탕, 젤리, 음료, 건강기능식품에도 들어 있습니다. 한의원 약만 세면서 다른 데서 들어오는 것을 세지 않으면 계산이 틀립니다. 드시는 것을 모두 말씀해 주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이 글에서 말씀드린 감초의 부작용 기전은 잘 확립된 사실입니다. 제가 세운 가설이 아닙니다.
반면 감초가 왜 그렇게 빨리 듣는지에 대한 제 설명 — 혈액을 돌기 전에 닿은 자리에서 먼저 일한다는 것 — 은 아직 가설의 성격을 갖습니다. 실험실에서 뒷받침되는 근거가 있지만, 사람에게서 충분히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이 둘을 섞어서 말씀드리지 않으려 합니다. 확립된 것은 확립된 것으로, 제 해석은 제 해석으로.
한약이 안전한 이유는 성분이 약해서가 아닙니다. 몸이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신호를 건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신호도 오래 크게 보내면 몸이 지칩니다. 자연에서 왔다는 것은 안전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누가, 무엇을, 얼마나, 얼마 동안 쓰는지를 아는 것이 안전을 만듭니다.
그것을 아는 사람에게 약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러려고 공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