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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2026년 7월 11일

자주 어지럽고 머리가 멍한데 검사는 정상이라면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의료 감수 허지영 대표원장

자주 어지럽고, 머릿속이 안개 낀 것처럼 멍합니다.

이런 분들은 큰 병을 걱정하며 뇌 사진을 찍고 귀 검사를 받습니다. 대개 정상으로 나옵니다. 빈혈도 아니고 혈압도 그럭저럭입니다. 그러면 "스트레스"라는 말을 듣고 돌아오십니다.

저는 이럴 때 뇌 자체를 의심하기 전에, 뇌로 가는 혈류를 조절하는 몸의 환경을 먼저 봅니다. 어지럼과 멍함은 뇌가 고장 났다는 뜻이 아니라, 뇌에 도착하는 피의 양이 순간순간 흔들린다는 신호일 때가 많습니다.

이산화탄소가 뇌혈류를 조절합니다

의외로 들리시겠지만, 뇌로 가는 혈류를 가장 예민하게 조절하는 것 중 하나가 혈중 이산화탄소입니다. 이산화탄소가 적당히 있어야 뇌혈관이 열려 있습니다. 그런데 긴장하거나 불안할 때, 혹은 습관적으로 숨을 조금 과하게 쉬면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고, 이산화탄소가 낮아지면 뇌혈관이 수축합니다.

뇌혈관이 좁아지면 뇌로 가는 피가 줄어듭니다. 그 결과가 어지럼, 머리 멍함, 시야가 흐려지는 느낌, 곧 쓰러질 듯한 아득함입니다. 산소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산소는 충분한데, 혈관이 좁아져 그 산소가 실려 가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여기까지는 확립된 생리학입니다. 저탄산혈증이 뇌혈관을 수축시켜 뇌혈류를 줄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해석입니다. 저는 이런 어지럼과 멍함을 '뇌의 문제'가 아니라 호흡이라는 축이 흔들려 순환에 번진 결과로 봅니다. 숨이 조금 흐트러지면 몸의 화학적 균형이 기울고, 그 기울기가 뇌혈류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뇌만 검사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는가

저는 이런 분들의 호흡을 유심히 봅니다. 어지러울 때 오히려 숨을 크게 들이쉬려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큰 숨이 이산화탄소를 더 날려 보내 어지럼을 키웁니다. 불안 → 과한 숨 → 어지럼 → 더 큰 불안의 고리입니다.

그래서 숨을 천천히, 얕게 가라앉히는 쪽으로 되돌립니다. 이 고리를 끊으면 어지럼의 빈도와 강도가 줄어듭니다. 진료실을 떠난 시간에도 몸의 긴장과 자율신경의 곤두섬을 낮추도록 돕는 것 — 한약이 맡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병원에 먼저 가야 하는 경우

어지럼에는 반드시 먼저 감별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빙글빙글 도는 심한 어지럼에 구토가 동반되거나, 한쪽 팔다리 마비·말 어눌함·심한 두통·복시가 함께 오거나, 갑자기 쓰러지는 실신이 있다면 지체 없이 응급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귀의 전정기관 문제, 부정맥, 저혈압, 빈혈, 혈당 문제도 어지럼을 만듭니다. 이런 것들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모든 어지럼이 호흡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검사를 건너뛰라는 뜻은 더더욱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검사는 정상인데 자꾸 어지럽고 멍하다"는 말을 오래 들어 오신 분께, 그것이 마음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몸의 환경이 순간순간 기울고 있고, 어지럼은 그 기울기를 알리는 신호입니다. 뇌가 아니라 그 환경을 함께 되돌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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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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